영화 ‘잠’이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잠’이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건대입구=이영실 기자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완전히 새롭고,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신예 유재선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정유미‧이선균이 열연한 영화 ‘잠’이다.  

영화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 분)와 수진(정유미 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신예 유재선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올해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를 진행, 뜨거운 관심을 받은 데 이어, 제56회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등에 연이어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정유미가 잠들지 못하는 아내 수진 역을, 이선균이 잠들기 두려운 남편 현수로 분해 강렬한 시너지를 완성한다.

영화는 ‘잠’이라는 일상적 소재를 비틀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로 불길한 상상력을 자극, 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공포를 안긴다.

연출을 맡은 유재선 감독은 18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몽유병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고, 몽유병 환자의 곁을 지키는 가족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에서 출발했다”고 영화의 시작을 밝혔다. 

영화 ‘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유재선 감독과 정유미, 이선균. / 이영실 기자
영화 ‘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유재선 감독과 정유미, 이선균. / 이영실 기자

유재선 감독은 “누구나 한 번쯤 몽유병 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라며 “증상이 너무 심해 건물 밖으로 뛰어내린다든지, 수면 중에 운전을 한다든지, 사랑하는 사람을 해치는 등 굉장히 자극적 소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몽유병 환자의 일상은 어떨까 궁금증이 생겼고, 그보다 더 그의 곁을 지키는 사랑하는 가족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함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몽유병의 흥미로운 점은 보통 장르영화의 경우 주인공이 공포의 대상으로부터 도망가거나 멀어지는 게 주된 이야기 구조인데, ‘잠’은 위협의 대상이 본인이 가장 살아야하고 지켜주고 싶은 대상이기 때문에 멀어질 수 없고 같이 있어야 하고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며 “그 지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이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감독의 말처럼 ‘잠’은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봐 온 미스터리 장르 영화의 문법과는 다른, 신선한 접근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몰아붙인다. 영화 곳곳 영리하게 활용한 유머 코드 역시 성공 타율이 높다. 

유재선 감독은 “장르는 복합적”이라며 “현수가 수면 중 보이는 행동이 공포스럽다는 점에서는 호러의 영역이고, 비밀을 파헤쳐 가는 것은 미스터리다. 악몽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은 스릴러 같기도 하고, 부부의 관계와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른 장르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외국에서는 코미디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후반 작업할 때까지 내내 갖고 있던 제1의 철칙은 재밌는 장르영화를 만드는 거였다”고 강조하며 “관객이 재밌게 봐주면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는 9월 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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