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여야가 한미일정상회의에 대해 또다시 공방을 주고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대한민국이 ‘강대국의 대리기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국민의힘은 반대를 위한 반대만 일삼는 모습에 볼썽사납다고 받아쳤다.

◇ 민주당, ‘핵 오염수’로 정상회의 ‘평가절하’

민주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고리로 정상회의의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한미일정상회의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저지할 마지막 기회였다”며 “안타깝게도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지속된 명령에 끝내 불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국제원자력기구(IAEA) 점검 결과를 신뢰한다며 일본의 손을 들어 줬다”며 “우리 국민 다수가 IAEA 보고서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데, 윤 대통령은 대체 어느 나라 국민을 대표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무능으로 인해 오직 국익 우선이라고 하는 외교의 제1원칙이 무너졌다”며 “윤 대통령은 이번 한일 회담에서 역사 왜곡과 오염수 방류 등 당면한 문제를 ‘패싱’당했다”고 직격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확실한 지지와 이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며 “그러나 윤 대통령은 한미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IAEA의 검증 결과를 신뢰한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이다. 국민의 안전과 국익을 저버린 태도”라고 꼬집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도 “정상회의에서 우리가 얻은 것은 없다. 많은 숙제와 손해”라고 했고,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이 운전자가 아니라 강대국의 대리기사로 전락했다”고 비꼬았다.

◇ 민주당 비판에 국민의힘 ‘발끈’

반면 국민의힘은 정상회의 성과 홍보와 함께 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상회의는) 경제‧안보에서 3국 간 역사적 협력과 합의를 이뤄냈다”며 “대한민국이 이제 국제사회에서 종속적인 ‘룰 테이커’가 아니라 자주적인 ‘룰 메이커'로 우뚝 서게 되는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일본과의 준 군사동맹’, ‘들러리 외교’를 운운하며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폄훼하기에 급급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사사건건 ‘비판을 위한 비판’, ‘반대를 위한 반대’만 일삼는 모습은 볼썽사납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거들었다. 그는 “교묘한 말장난으로 허수아비를 만들고 이를 공격하는 민주당의 상투적 비난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힐난했다.

이어 “민주당이 허구한 날 현 정부의 외교 성과를 깎아내리기 전에 민주당의 균형 외교론이 지난 정부 때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부터 자성해 보기 바란다”며 “균형은커녕 한미동맹은 훼손되고 북한과 중국으로부터 수치스러운 무시를 당하며, 외교적 고립만 초래하지 않았는가”라고 응수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고장 난 레코드판처럼 시종일관 한반도 평화만 되뇌며 우리 국익 대신 북한의 이익에만 골몰해 온 지난 정부의 무능 외교와 확연하게 대비되는 성과가 아닐 수 없다”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지난 정권의 무능 외교 민낯이 드러날까 두려워서인지 기념비적 외교 성과에도 온갖 혹평으로 일관하며 정권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여야의 충돌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예상했던 일”이라면서도 “비극인 것은 (여야가) 국민적인 공감대 없이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면서 결국은 국가의 이익만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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