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8일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육사) 내 독립운동가의 흉상 이전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반(反)역사적‧반민족적 폭거”라고 비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육사에서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철거하려는, 국군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 등 항일독립운동 영웅들의 흉상도 모욕을 당할 상황”이라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독립운동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우는 반역사적‧반민족적 폭거”라고 비난했다.

앞서 국방부는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해 소련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이 있는 독립운동가의 흉상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지난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전시에 이기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육사에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국군의 근간이 되는 육사는 국군의 뿌리인 독립군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 정체성”이라며 “2년 전 문재인 정부에서 국군은 홍 장군의 유해를 카자흐스탄에서 조국으로 모셔 올 때, 공군 전투기로 엄호 비행을 하는 최고의 예우를 다했다. 홍 장군은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승리한 위대한 싸움인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의 승리의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정부가 1962년 훈장을 추서했고 진보 정부와 보수 정부 가리지 않고 역대 모든 정부에서 대표적 독립유공자로 예우해 왔다”며 “국방부 청사 중앙현관에도 홍 장군의 흉상이 있고 우리나라 해군의 주력 잠수함인 홍범도함은 박근혜 정부에서 진수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 국가보훈부가 일제강점기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백선엽 장군의 친일 행적을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삭제한 사실에 주목한다”며 “만약 정권 차원의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사 부정과 친일 행적 지우기 시도라면 민주당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국민의힘이 나서서 홍 장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의 흉상 이전 계획을 취소시키길 바란다”며 “그리고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인 국방부 장관에게는 반드시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재인 전 대통령도 흉상 이전 추진을 비판하고 나섰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육사 교정 (내) 항일무장독립운동 영웅들의 흉상 철거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대한민국의 뿌리가 임시정부에 있듯이 우리 국군의 뿌리도 대한독립군과 광복군에 있음을 부정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권을 잃고 만주‧연해주‧중앙아시아로 떠돌며 풍찬노숙했던 항일무장독립운동 영웅들의 흉상이 오늘 대한민국에서도 이리저리 떠돌아야겠는가”라며 “그것이 그분들에 대한 우리의 예우이며 보훈인가. 여론을 듣고 재고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 부디 숙고해 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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