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친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을 이유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고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현 정부 간의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사진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달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에서 열린 '섬진강 수해 극복 3주년 생명 위령제'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친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을 이유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고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현 정부 간의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사진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달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에서 열린 '섬진강 수해 극복 3주년 생명 위령제'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친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을 이유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고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현 정부 간의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육군사관학교(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설전을 벌인 데 이어 장관 고발까지 이어지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던 최재성 전 의원은 이러한 갈등 양상의 책임을 대통령실로 돌렸다. 최 전 의원은 7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윤석열 정부에서) 문재인 전 정권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실책을 다 전 정권 탓으로 돌리고 있다. 본인들이 거울 보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을 모든 사안에 자신들의 실책, 실정에 다 갖다가 핑계를 대고 끌어놓고 적대시하고 이렇게 했던 사람들이 ‘전직 대통령이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얘기를 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3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육사 차원에서 논의된 일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로 논란이 커졌으면 대통령실이 나서서 논란을 정리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다음날(4일) “이 문제는 대통령실이 나서지 않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전직 대통령이 지나치게 나서는 게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반박했다.

문 전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의 갈등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6일 박 장관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는 과정에서 “백 장군이 스물 몇 살 때 친일파라고 한다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도 나이가 거의 똑같다. 1920년생으로 그 당시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다”며 “흥남시 농업계장은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군관학교 소위는 친일파인가. 어떤 근거로 한쪽은 친일파가 돼야하고 한쪽은 친일파가 안 돼야 하는가”라고 주장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대통령은 박 장관을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계획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친일파라는 박 장관의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한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후의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최 전 의원은 “지금 대통령을 비롯해서 소위 말해서 역사관이라든가 친일 문제라든가 이념 문제라든가 정말 미쳐 돌아가고 있다”며 “박 장관은 정상적이지가 않다. 미친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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