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경영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로, 공평할 공(公)에 보일 시(示)를 씁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알아야 할 정보라는 의미죠.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표되는 공시를 보면 낯설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할 뿐 아니라 어떠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공시가 보다 공평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시사위크가 나서봅니다.

상장 재추진에 나섰던 밀리의서재가 이번엔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 뉴시스
상장 재추진에 나섰던 밀리의서재가 이번엔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독서 플랫폼 업계의 선두주자로서 상장을 추진해온 밀리의서재는 지난 21일 ‘증권발행실적 보고서’를 공시했습니다. 청약을 거쳐 증권 발행을 마치고 그 결과를 알린 것으로, 상장 절차의 ‘완주’를 의미하는 공시입니다. 이로써 ‘상장 재수생’ 밀리의서재는 코스닥 상장사로의 발돋움이 임박했습니다.

밀리의서재는 상장 흥행에 성공했을까요?

성공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상장 흥행의 척도는 크게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와 일반청약 결과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밀리의서재는 우선 지난 7일~13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619.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신청이 희망공모가 밴드 위쪽에 몰렸습니다. 제시된 희망공모가 밴드는 2만원~2만3,000원이었는데요. 참여건수 기준으로 57.08%는 상단인 2만3,000원을 제시했고, 41.46%는 2만3,000원을 초과했습니다. 신청수량 기준으로도 각각 59.61%, 38.62%의 비중을 보였죠. 전체의 98% 이상이 희망공모가 상단 이상을 써낸 겁니다.

이에 따라 밀리의서재의 최종 공모가는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인 2만3,00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18일~19일에 이어진 일반청약도 449.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청약 증거금은 2조원에 육박하는 1조9,387억원으로 집계됐죠.

가장 최근 코스닥 상장사로 거듭난 기업들의 지표와 비교해보면 다소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각각 지난달 22일과 24일 코스닥 시장에 데뷔한 스마트레이더시스템과 시큐레터는 1,366대 1, 1,698대 1의 일반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다만, 앞서 냉랭한 시장 반응에 부딪혀 상장 추진을 중단했던 것에 비하면 흥행 성공이라 평가하기에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이번 상장 추진은 앞서 철회했던 때와 무엇이 달랐을까요?

밀리의서재는 1년여 전인 지난해 9월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수요예측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그해 11월 상장을 철회했죠.

지난해 상장 추진 당시엔 희망공모가 밴드가 2만1,500원~2만5,000원으로 제시됐고, 20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었습니다. 이에 따른 공모규모는 430억원~500억원, 시가총액 규모는 1,861억원~2,163억원이었죠. 또한 200만주 중 18.9%에 해당하는 37만8,520주는 기존 주주들의 주식을 내놓는 구주매출이었습니다.

반면, 이번엔 희망공모가 밴드가 2만원~2만3,000원으로 내려갔고, 공모주식 수도 150만주로 줄어들면서 구주매출이 사라졌습니다. 이에 따라 공모규모와 시가총액 규모도 각각 300억원~345억원, 1,685억원~1,937억원으로 축소됐죠. 전체적으로 몸값을 낮춘 겁니다.

이러한 차이 뒤엔 기업가치 산정 과정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PER 방식을 적용한 것은 같았지만, 유사기업 선정 기준이 조금 달라지면서 결과 또한 달라졌죠. 지난해에는 키다리스튜디오, 디앤씨미디어, 미스터블루가 최종 선정됐는데, 이번엔 미스터블루와 예스24가 최종 선정됐습니다. 다만, 이로 인해 유사기업 평균 PER 배수가 지난해 27.98에서 이번엔 30.55로 상승했고, 주당 평가가액도 3만1,909원에서 3만7,193원으로 높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공모가 밴드가 낮아진건 할인율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32.62%~21.65%였던 것이 이번엔 46.23%~38.16%로 높아졌죠.

결과적으로 밀리의서재의 ‘재도전’은 성공했습니다.

밀리의서재의 상장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이번 상장을 통해 밀리의서재는 약 3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될 예정인데요. 이 중 190억원은 사업확대에, 나머진 장르사업 진출 등 사업다각화에 투입할 계획입니다. 특히 사업확대 측면에선 독서 플랫폼을 넘어 참여형 출간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상장사로 발돋움하고 성장에 박차를 가할 자금 동력을 확보하면서 압도적인 업계 입지를 한층 더 탄탄히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밀리의서재의 ‘상장 재도전’ 성공이 앞서 상장에 실패했던 다른 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립니다. 최근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은 가운데 ‘재수생’인 밀리의서재까지 좋은 성과를 남기면서, 상장을 철회했던 기업들의 행보를 재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겁니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긴 밀리의서재는 오는 2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입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밀리의서재 ‘증권발행실적 보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921000172
2023. 09. 2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밀리의서재 ‘투자설명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915000282
2023. 09. 15.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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