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우장산역 교차로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 현수막이 걸려있다. / 사진=전두성 기자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 교차로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 현수막이 걸려있다. / 사진=전두성 기자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가 내년 4월에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만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매머드급’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려 선거에 임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안철수‧정진석‧정우택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선대위에 대거 합류했고 더불어민주당도 당 지도부를 필두로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간사 등이 선거를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진교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5일 오전 9호선 가양역에서 강서구 주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진교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5일 오전 9호선 가양역에서 강서구 주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전두성 기자

◇ 진교훈 ‘명함’, 김태우 ‘악수’

민주당 소속 진교훈 후보와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후보는 5일 오전 7시부터 출근길 인사를 통해 강서구 주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진 후보는 9호선 가양역 개찰구 앞에서 출근길 인사를 했다. 이번 일정에는 강서구를 지역구로 둔 한정애 민주당 의원과 4선 중진인 김영주 민주당 의원, 7명의 선거운동원이 함께했다. 파란색 점퍼를 입고 검은색 구두를 신은 진 후보는 주민들에게 명함을 나눠주며 인사를 했다. 출근길을 서두르며 진 후보를 그냥 지나치는 주민도 있었지만, 진 후보의 명함을 받으며 반갑게 인사하는 주민도 보였다.

한 여성은 가던 길을 멈추고 진 후보의 어깨를 두드리며 응원을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심판해야 한다”며 “잘해야 된다. 꼭 이겨야 된다”고 말했다. 이번 아침 길 인사는 한 의원이 진두지휘하는 모습이었다. 오는 6일에서 7일까지 이어지는 사전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진 후보의 지지를 요청했다. 선거운동원들의 자리를 정해주는 모습도 보였다.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5일 오전 5호선 개화산역에서 강서구 주민과 사진을 찍고있다. / 사진=전두성 기자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5일 오전 5호선 개화산역에서 강서구 주민과 사진을 찍고있다. / 사진=전두성 기자

같은 시간 김 후보는 5호선 개화산역 개찰구 앞에서 출근길 인사를 했다. 하얀색 점퍼와 검은색 운동화를 착용한 김 후보는 대체로 시민들과 악수를 하며 일정을 소화했다. 

김 후보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화이팅”을 외치는 여성과 김 후보와 셀카를 찍으려는 20대 남성도 있었다. 김 후보는 인사 도중 <시사위크>와 만나 “분위기가 너무 좋다. 반기는 분도 많다”고 했다. 그는 “진 후보에 비해 저는 적극적인 지지자들이 많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김 후보와 같은 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던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선거 승리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시사위크>와 만나 “반응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 후보는 실제로 강서에서 19년 동안 살았고 공직 생활 33년 동안 큰 조직을 이끌면서 행정 능력을 쌓았다. 그런 경험으로 행정을 잘할 것”이라며 진 후보를 추켜세웠다.

아울러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자당 소속 후보들의 지원에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강서구 내발산동에 위치한 송화벽화시장을 찾아 김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시장 상인들에게 “기호 2번을 찍어 달라"며 손으로 ‘V’ 자를 표시했다. 김 대표는 어묵을 먹고 과일을 사기도 했다. 김 대표의 지원 유세에는 박정하‧태영호 의원과 강민국 수석대변인이 동행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단식 후 녹색병원에서 회복 치료 중인 가운데 사전투표 독려 메시지를 냈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주권자인 여러분이 행사하는 한 표가 나라와 내 지역의 내일을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요동치는 강서구 민심

이번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강서구는 민주당의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 8번의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5번 승리했고 현재 3명의 강서구 국회의원 모두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낙관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만큼 지지층 결집이 관건이고 김 후보를 뽑겠다는 반응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시사위크>가 만난 강서구 주민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의견은 분분했다. 어떤 후보를 찍을지 정했다는 주민과 투표에 참여한다면서도 아직 후보 결정을 못 했다는 주민,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주민도 있었다.

김 후보를 찍겠다고 하는 주민은 대체로 70대에서 80대 연령층이 많았다. 개화산역 인근에서 만난 70대 남성은 “김 후보를 찍겠다”며 “그동안 민주당이 강서구청장을 몇 년 동안 했다. 그런데 똑바로 한 것이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바꿔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 후보를 향해 “누군지 모르겠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했다. 방화동에 거주한다고 밝힌 임모씨(76‧남)는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힘 있는 여당을 밀어줘야 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저번에 민주당을 찍었지만 민주당이 한 게 없다”고 비판했다.

진 후보를 찍겠다고 밝힌 주민들의 대다수는 김 후보 때문에 치러지는 보궐선거라는 점을 지적했다. 내발산동에 위치한 송화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60대 남성은 “진 후보를 찍으려고 한다”며 “다른 후보는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 원래 보궐선거가 치러지지 않을 텐데 김 후보 때문에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그래서 김 후보는 생각 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김 후보를 지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보궐선거에 다시 출마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했다.

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여성은 “김 후보 때문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데 찍을 수 없다”며 “진 후보가 될 것 같다. 식당 오는 손님들 얘기를 들어봐도 김 후보 찍겠다는 소리는 안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너무 정치를 못 한다는 소리를 많이들 한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바꿔야 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직장인이라고 밝힌 30대 여성도 “보궐선거에 다시 나오는 김 후보를 보고 너무 염치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쏘아붙였다.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주민도 있었다. 시장을 방문한 50대 여성은 “투표할 생각은 있다”면서도 “다들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있어서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정치에 혐오감을 느껴 투표를 포기하겠다는 반응도 있다. 개화산역 근처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여성은 “정치인들이 자기들 밥그릇 싸움만 하지 일반 사람들은 신경을 전혀 안 쓰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투표하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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