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쇄신안 마련에 분주하다. 그러나 당내는 물론 지도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며 쇄신 작업이 쉽지는 않은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당내에서는 ‘용산 책임론’도 새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로 치러진 선거에서 민심의 회초리를 맞은 것인 만큼, 내년 총선을 위해선 국정 기조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최고위원들과 면담을 갖고 당의 체질 개선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이날 혁신위원회 구성, 인재영입위원회 출범, 총선기획단 발족 등 구체적 쇄신 방향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쇄신안과 관련한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들어보겠다는 이유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들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쇄신안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7.15%p 참패를 당한 이후 국민의힘은 연일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내에서 일고 있는 ‘지도부 책임론’은 김 대표의 고심을 깊어지게 하는 대목이다. 전날 당 지도부가 ‘특단의 대책 강구’, ‘분골쇄신’ 등을 언급하며 사태 수습에 힘을 쏟고 있지만, 원외 인사들을 중심으로 지도부의 도의적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끊이질 않고 있다. 윤희숙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쇄신을 위한 구체적 안을 내놓는다거나 총선을 준비하는 것은 지금의 지도부로서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당 지도부 역시 쇄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강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문제는 혁신 정도와 방법을 두고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김 대표와의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는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수도권 국민의 마음을 다잡아서 변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러나 지도부 사퇴 등 ‘인적 쇄신’과 관련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김가람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 자진 사퇴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 자리에서 나오지도 않았고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했다. 아울러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선 “당연히 책임감은 가져야겠지만 어떤 방식으로 우리가 좋은 모습을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리는 게 책임지는 것인지는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지도부가 어려운 결단을 하고 먼저 책임진다는 걸 느낄 수 있는 고강도 쇄신 의지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국정 기조 변해야’… 당내서도 목소리 분출

쇄신 방안을 둘러싸고 당내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정치권에선 ‘용산 책임론’도 새어 나오고 있다. 애초에 유리할 것 없던 선거에 당이 후보를 낸 것은 ‘특별 사면’으로 시그널을 보낸 용산의 의중 때문으로 일차적 책임이 용산에 있다는 것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대법원 확정판결 받은 후보를 3개월 만에 사면‧복권시켜서 선거에 내보낸 거는 대통령의 의지였지 않나”라며 “김기현 지도부한테 책임을 물을 일이 아니라 대통령께서 책임을 지셔야 될 문제”라고 했다. 

당정관계 개선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야기한 데는 대통령실의 의중만 쫓는 당의 문제가 없지 않다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이 해야 될 일은 민심과 다른 결정이나 발언이 나오면 그 점에 대해 올바로 지적하고 정확한 대안을 제시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점에서 좀 부족했다”고 했다. 김성태 국민의힘 강서을 당협위원장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당이 국민의힘 당인지 용산의 당인지 구분이 안 되면 안 되는 것”이라며 “내년 4월 총선은 당이 치르는 거지 용산이, 정부가 치르는 선거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여당의 의 국정 기조가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당장 내년 총선이 정권의 ‘중간 평가’로 치러지게 될 것인 만큼, 민심을 외면케 한 태도부터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어야 되고 당이 바뀌어야 된다”고 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부와 대통령이 정치를 잘해서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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