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3분기도 날았다… 영업이익·순이익 42%·64%↑
한미약품, 영업이익·영업이익률 업계 1위… R&D도 적극
대웅제약, 매출 15% R&D 투자… R&D비용 10대 제약사 최고

종근당과 한미약품은 매출 1조원을 기록한 제약사들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을 기록한 제약사다. / 종근당, 한미약품
종근당과 한미약품은 매출 1조원을 기록한 제약사들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을 기록한 제약사다. / 종근당, 한미약품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제약사들 중 올해 3분기 말 누적 실적 기준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곳은 5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종근당과 한미약품은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을 기록하며 외형성장과 더불어 내실까지 탄탄한 알짜기업임을 증명했다. 이어 매출 기준 업계 5위인 대웅제약은 국내 제약사들 중 연구개발(R&D)에 가장 많은 비용을 쏟아 부어 눈길을 끈다.

먼저 종근당은 올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4,036억원 △영업이익 557억원 △순이익 462억원 등을 기록하며 전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매출은 5.1% 성장에 그친 데 반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1.7%, 63.9% 급증했다. 앞서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7%, 67.0% 늘어나며 수익성이 높아졌다. 3분기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13.8%로, 매출 1조 클럽 제약사들 가운데 한미약품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연이어 호실적을 거둔 종근당의 올해 1∼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1조1,648억원 △영업이익 1,322억원 △순이익 1,255억원 △영업이익률 11.4%를 기록했다. 여기에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올해 3분기까지 1,026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이는 매출 대비 8.8% 수준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영업이익의 성장세에 대해 “기존 주력 제품들의 흥행이 이어지면서 매출 증가와 더불어 영업이익도 더 늘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매출 성장이 돋보이는 의약품으로는 골다공증치료제 ‘프롤리아’와 뇌혈관질환치료제 ‘글리아티린’, 고지혈증치료제 ‘아토젯’, 고혈압 치료제(베타차단제) ‘딜라트렌’ 등이 있다. 프롤리아는 2017년 9월 암젠코리아로부터 도입한 이후 큰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최근 1차 치료제로 급여가 확대되면서 주목을 받으며 종근당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과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 종합비타민 벤포벨 등이 고루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종근당은 지난 6일 샤르코마이투스(CMT) 질환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CKD-510(HDAC6 저해제)’에 대해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계약금 8,000만 달러(약 1,061억원)를 포함해 13억5,000만 달러(약 1조7,550억원) 규모다. 이번 기술수출로 받아든 계약금과 더불어 종근당의 주요 의약품이 시장에서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점에 빗대보면 4분기도 호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도 3분기 올해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창사 이후 최초로 3분기 만에 연결기준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한미약품은 3분기 △매출 3,646억원 △영업이익 575억원 △순이익 605억원 △영업이익률 15.8% 등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 규모는 유한양행과 녹십자, 종근당에 이어 4위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 영업이익률 측면에서는 업계 1위에 올랐다. 1∼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1조685억원 △영업이익 1,506억원 △순이익 1,290억원 등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의 수익성이 높을 수 있는 이유는 10여 년간 총 2조원 이상을 투자해 자체 개발한 신약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비만·대사, 항암, 희귀질환 등 다양한 방면에서 27개의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개발 중인 신약들이 많은 만큼 올해 1∼3분기에도 R&D에 1,363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연결기준 누적 매출 대비 12.8% 수준이다.

대웅제약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3분기 만에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또한 3분기까지 영업이익 939억원을 기록해 올해 연말에는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이 기대된다. / 대웅제약
대웅제약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3분기 만에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또한 3분기까지 영업이익 939억원을 기록해 올해 연말에는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이 기대된다. / 대웅제약

이어 대웅제약도 올해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신약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웅제약은 올해 3분기 △매출 3,409억원 △영업이익 294억원 △순이익 153억원 등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종근당과 한미약품에 비해 적게 보이지만 영업이익률은 8.6%로 낮은 수준은 아니다.

또한 대웅제약의 올해 1∼3분기 연결기준 누적 실적은 △매출 1조135억원 △영업이익 939억원 △순이익 578억원 등으로 창사 이후 첫 3분기 만에 1조원 매출 달성에 성공했다. 대웅제약이 3분기 만에 1조원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가운데 펙수클루(위식도역류질환), 엔블로(당뇨병질환), 나보타(보툴리눔 톡신)의 매출이 본격화된 것이 주효했다. 올해는 신약들의 매출 성장에 힘입어 창사 첫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대웅제약은 호실적을 올리면서도 신약 개발을 위한 R&D에 총 1,518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제약업계 가운데 R&D에 가장 많은 비용을 쏟은 것이다. 동시에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도 14.98%로 10대 제약사 가운데 1위다. 별도 매출 기준으로 계산하면 16.8%에 이른다. 대웅제약은 현재까지 30여개의 신약·개량신약·제네릭 등 연구개발을 완료했으며, 현재 6개 이상의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호실적을 올린 주요 제약사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하나 같이 신약 개발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익성이 낮은 제약사가 장기적으로 업계에서 도태되지 않고 경쟁력을 갖춰 살아남기 위해서는 종근당과 한미약품, 대웅제약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편,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제약사는 일동제약으로 나타났다. 일동제약은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이 4,497억원으로 종근당·한미약품·대웅제약의 절반 수준이지만, 동기간 R&D에는 849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3분기 기준 1조 클럽에 오른 5개 제약사 다음으로 많은 비용을 신약 개발에 쏟아 부은 것이며,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18.9%로 업계 1위다.

특히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미래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신약 개발을 소홀히 하지 않는 모습은 일부 제약사들이 본받아야 할 점으로 평가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3분기 분기보고서
2023. 11. 16 각 사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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