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상장한 나라셀라가 3분기 저조한 실적을 발표했다. / 나라셀라
지난 6월 상장한 나라셀라가 3분기 저조한 실적을 발표했다. / 나라셀라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우여곡절 끝에 지난 6월 국내 와인·유통업계 1호 상장사로 발돋움했던 나라셀라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초라한 실적을 내놓았다. 최근 ‘파두 사태’가 큰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나라셀라 역시 상장 과정에서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 상장 직후 분기 영업이익 ‘3억원’ 이어 ‘1억원’

나라셀라는 지난 29일 3분기 분기보고서를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나라셀라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204억원의 매출액과 1억원의 영업이익, 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1.2% 줄고, 영업이익은 무려 94.6% 감소한 실적이다. 또한 당기순손익은 적자전환했다.

누적 실적도 신통치 않다. 나라셀라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644억원, 영업이익 16억원, 당기순손실 9,600여만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17.8%, 영업이익은 83.1% 감소했고 당기순손익은 적자전환했다.

나라셀라의 이 같은 실적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상장 직후라는 점에서다. 나라셀라는 지난 3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착수해 지난 6월 코스닥 상장사로 거듭난 바 있다.

다만, 상장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국내 와인 수입·유통업계 최초로 상장을 추진하고 나서 기업가치를 산정하는데 있어 적절한 비교대상을 찾기 어려웠던 나라셀라는 글로벌 명품기업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를 유사기업에 포함시켜 거품 논란을 자초했다. 이에 나라셀라는 상장 일정을 연기하고 두 차례에 걸쳐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수정했으며, 이를 통해 당초 제시했던 희망공모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고,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모두 부진한 경쟁률을 피하지 못했다.

상장 이후 주가도 마찬가지다. 상장 흥행을 상징하는 ‘따상’이나 ‘따상상’은커녕 공모가조차 지키지 못했다. 이에 지난 8월엔 무상증자까지 단행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고, 여전히 주가는 시들하기만 하다.

이런 가운데, 나라셀라는 상장 직후 연이어 저조한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상장 이후 첫 실적 발표였던 지난 2분기에는 매출이 지난해 2분기 대비 26.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86.8% 감소한 3억원에 그쳤다. 이어 3분기에도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한편, 영업이익이 1억원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나라셀라의 이 같은 실적은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양상일 뿐 아니라, 예견됐던 것이기도 하다. 국내 와인시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가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업계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나라셀라의 실적은 최근 큰 파문을 일으킨 ‘파두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 8월 많은 기대 속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파두는 이달 들어 3억원대에 불과한 매출액과 148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골자로 한 실적을 발표해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상장 과정에서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실제 관계기관 차원에서 상장 심사 관련 개선 및 강화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상장 직후 연이어 추락한 실적을 내놓은 나라셀라의 행보도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근거자료 및 출처
나라셀라 ‘2023사업연도 3분기 분기보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1129001150
2023. 11. 29.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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