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경영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로, 공평할 공(公)에 보일 시(示)를 씁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알아야 할 정보라는 의미죠.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표되는 공시를 보면 낯설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할 뿐 아니라 어떠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공시가 보다 공평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시사위크가 나서봅니다. 

국내 와인 수입·유통업계 최초의 상장사인 나라셀라는 지난달 25일 무상증자를 결정해 공시했습니다. / 나라셀라
국내 와인 수입·유통업계 최초의 상장사인 나라셀라는 지난달 25일 무상증자를 결정해 공시했습니다. / 나라셀라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와인 수입·유통업체이자 코스닥상장사인 나라셀라는 지난달 25일 ‘주요사항보고서’ 공시를 통해 무상증자 결정을 밝혔습니다. 기존 주주들에게 보유 중인 주식 1주당 1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죠. 신주배정기준일은 오는 9일, 신주상장예정일은 오는 29일입니다.

무상증자란 무엇이고,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먼저, 증자란 기업의 자본금을 늘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자본금을 줄이는 것은 감자라고 하죠. 증자는 크게 유상증자와 무상증자가 있는데요. 유상증자는 새로운 주식을 발행 및 판매해 얻은 자금으로 자본금을 늘립니다. 반면, 무상증자는 새롭게 확보하는 자금 없이 주식만 발행해 기존 주주들에게 나눠주죠. 이때 늘어나는 자본금은 기존에 보유 중이던 잉여금으로 충당하게 됩니다. 즉, 무상증자는 자기자본 변화 없이 장부상 잉여금이 자본금으로 옮겨지기만 합니다.

때문에 통상 주주입장에서 유상증자는 악재로, 무상증자는 호재로 여겨지곤 합니다. 유상증자의 경우 외부 자금을 수혈하는 것일 뿐 아니라 기존 주주가치의 희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죠. 반면, 무상증자는 잉여금이 많다는 메시지를 주고 기존 주주들의 보유 주식도 늘어나게 됩니다.

물론 모든 상황이 그런 건 아닙니다. 유상증자도 성격과 방식에 따라 호재로 여겨질 때가 있고, 반대로 무상증자가 악재로 작용하거나 실체가 불분명한 때도 있죠. 투자자 입장에선 늘 신중한 접근과 판단이 필요합니다.

나라셀라는 왜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걸까요?

나라셀라는 이제 갓 상장사 타이틀을 단 ‘코스닥 신입생’입니다. 불과 두 달여 전인 6월 2일 상장했습니다. 상장한지 100일도 채 되지 않아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셈이죠.

나라셀라는 와인 수입·유통업계 최초의 상장사라는 타이틀도 달고 있는데요. 이에 상장을 추진하고 나설 당시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상장 과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습니다. 특성이 뚜렷한 업계에서 처음으로 상장을 추진하다 보니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비교대상 기업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고, 최초 비교대상 기업에 글로벌 명품기업인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를 포함시켜 거품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습니다.

이후 나라셀라는 두 차례에 걸쳐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뜯어고쳤고, 희망공모가 밴드도 하향 조정했습니다. 그럼에도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모두 저조한 경쟁률을 면치 못하며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장 이후에도 주가가 줄곧 부진을 이어갔죠.

이번 무상증자 결정은 이러한 상황 속에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카드로 풀이됩니다. 실제 그러한 효과를 낳기도 했고요. 지난달 24일 1만3,200원에 장을 마쳤던 나라셀라 주가는 무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지난달 25일 상한가인 1만7,16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이튿날 18.5% 하락하긴 했지만,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현재 1만5,000원대 후반에 주가가 형성돼있죠.

다만, 앞서도 언급했듯 늘 신중한 접근과 판단이 필요합니다. 나라셀라는 상장에 앞서 벤처캐피탈(VC)들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는데요. 상장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서 이들의 보호예수기간 해제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에 일각에선 나라셀라가 VC들의 자금회수를 고려해 무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상장 흥행 실패 및 주가 부진으로 인해 VC들의 자금회수가 어려워지자 무상증자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려 소위 ‘출구’를 열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건데요.

만약 이러한 지적이 현실로 이어질 경우 무상증자로 상승한 주가가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자금회수로 다시 하락할 수 있습니다. 물론 나라셀라에 투자한 VC들이 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곧장 자금회수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요.

나라셀라는 무상증자를 계기로 주가 반등을 이어나가며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주가 하락의 복선이 될까요? 향후 나라셀라의 주가, 그리고 주주들의 움직임이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나라셀라 ‘주요사항 보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725000109
2023. 7. 25.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