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엇갈리는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
상품의존 및 수익성 1%대 해결 과제

제일약품이 올해 초 성석제 대표의 연임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성 대표는 7연임을 하게 돼 제약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업계에서는 성 대표의 경영능력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시사위크
제일약품이 올해 초 성석제 대표의 연임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성 대표는 7연임을 하게 돼 제약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업계에서는 성 대표의 경영능력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제일약품이 ‘2년 적자’ 끝에 올해 흑자 전환이 점쳐진다. 그러나 이는 현재 개발을 진행 중인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의 기술수출에 따른 비용이 반영된 일시적인 현상으로, 업계에서는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이사(사장)의 경영 능력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평이 이어진다.

제일약품은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910억원 △영업이익 162억원 △순이익 145억원 등의 실적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제일약품은 타 제약사의 제품을 떼다 파는 ‘상품’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1% 내외 수준에 머물러 ‘보따리상’, ‘도매상’이라는 꼬리표가 계속해서 따라붙고 있는데, 1분기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8.5%를 기록했다.

제일약품이 1분기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국 리브존파마슈티컬 그룹에 선급금 200억원, 마일스톤 1,600억원 조건으로 기술 수출한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JP-1366(자스타프라잔)’의 경상 기술료가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덕분에 2021년 1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8분기 연속 영업손실(적자)에서 벗어났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일약품 측은 향후 수익성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2분기와 3분기 각각 1,785억원, 1,772억원 매출을 기록하고도 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손실 규모는 각각 –32억원, -27억원이다. 이로 인해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5,467억원 △영업이익 103억원 △순이익 81억원 등에 그쳤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1.88%로 곤두박질쳤다.

연이은 적자 실적에 성 대표의 경영능력에 대해 물음표가 제기된다.

제일약품은 올해 초 정기주주총회에서 성 대표의 연임안을 가결했다. 성 대표는 2005년부터 제일약품 대표직을 맡아 지난 18년간 외형성장을 이끌었으며, 올해 재신임을 받으며 ‘7연임’에 성공해 제약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는 한국화이자제약에서 영업·마케팅·영업관리·노사담당 업무를 맡고 부사장까지 지낸 후 제일약품으로 거취를 옮겼다. 성 대표가 제일약품에서 외형성장을 이끌며 제일약품을 국내 10대 제약사 반열에 올려놓은 점은 모두가 동의하는 성과로 평가된다.

다만 이면에는 상품의존도가 높고 수익성이 저조해 비판이 적지 않다. 또 자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인색하고, 지난 2년 동안에는 연이어 적자 실적을 기록해 ‘경영능력’에 대해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2분기와 3분기 또 적자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도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기술수출료 반영으로 간신히 적자를 모면한 모습이다.

제일약품의 수익성이 1%대로 저조한 배경에는 ‘높은 상품의존도’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일약품의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전체 매출 가운데 타 제약사에서 떼다 파는 상품 매출 비중이 74.3%에 달한다. 자체 개발 제품이나 기술수출료 등으로 발생한 매출은 25.7%에 불과한 셈이다.

높은 상품의존도와 1%대의 수익성은 10년 이상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이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원인은 성 대표가 화이자 등 외국계 제약사(외자사)의 제품을 떼다 팔며 외형성장에만 집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간 외형성장을 이뤄낸 제일약품은 지난 2020년 신약개발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신약개발 자회사를 설립한 후 2021년과 2022년 제일약품은 신약 연구개발(R&D)에 390억원, 487억원을 투자했다. 이전까지 200억원 중반 수준을 R&D에 투자한 점을 고려하면 장족의 발전이라는 평이 이어진다.

다만 이마저도 한상철 제일약품 사장이 주도한 것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제일약품 내에서 성 대표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 점은 찾기 힘들다. 업계에서는 제일약품 오너 3세인 한 사장이 자리를 잡기까지 성 대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7연임에 성공한 성 대표가 제일약품에서 임기를 마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근거자료 및 출처
제일약품 1~3분기 재무제표
2023. 12. 01 제일약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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