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 6개 부처에 대한 신임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앞서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에 이어 이날 일부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하면서 조직 개편을 통한 국정 동력 확보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이번 신임 장관 후보자들이 일제히 관료·전문가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실질적 정책 성과를 내겠다는 의중도 엿보인다. 

◇ ‘전문성’에 방점… 절반이 ‘여성’

윤 대통령은 이날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국가보훈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중소벤처기업부 등 6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최상목 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이,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지명됐다. 국가보훈부 장관에 강정애 전 숙명여대 총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송미령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 해양수산부 장관에 강도형 현 한국해양과학기술 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오영주 현 외교부 제2차관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인선은 ‘전문성’을 고려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최상목 후보자의 경우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역임한 정통 경제 관료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경제 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박상우 후보자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낸 정통 관료로서 정책 경험과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신임 장관 후보자 6명 중 3명을 ‘여성’으로 임명했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간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두고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위주라는 비판이 새어 나왔던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들의 능력에도 신뢰를 보냈다. 강정애 후보자의 경우 '저명한 여성 경영학자로 경륜이 있고 학계 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는 점과 ‘보훈 가족’이라는 점을 인선 배경으로 꼽았다. 송미령 후보자는 ‘도농균형발전 전문가’라는 점을, 오영주 후보자와 관련해선 '경제외교 분야에서 쌓은 다년간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 중소기업 신시장 개척과 글로벌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에 이어 이날 일부 부처 개각까지 단행하면서 여권에서는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오직 국민과 민생을 위해 일하는 정부로, 국정 성과와 개혁 완수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오늘 개각에 반영됐다”고 했다. 

이번 개각이 총선을 앞둔 진용 재편의 기점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새어 나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이번 개각 대상자 대부분이 여권 내에서 유력 총선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 역할론’이 제기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원포인트 개각설’도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다만 개각을 통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와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등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고개를 든다. 이번 인선이 ‘안정성’에 방점을 찍어 개각 자체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개각이라는 것이 분위기를 쇄신하고 이슈를 키우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효과도 봐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아쉽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