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임진왜란 발발로부터 7년이 지난 1598년 12월. 이순신(김윤석 분)은 왜군의 수장이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뒤 왜군들이 조선에서 황급히 퇴각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절대 이렇게 전쟁을 끝내서는 안 된다.”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는 것이 이 전쟁을 올바르게 끝나는 것이라 생각한 이순신은 명나라와 조명연합함대를 꾸려 왜군의 퇴각로를 막고 적들을 섬멸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왜군의 뇌물 공세에 넘어간 명나라 도독 진린(정재영 분)은 왜군에게 퇴로를 열어주려 하고 설상가상으로 왜군 수장인 시마즈(백윤식 분)의 살마군까지 왜군의 퇴각을 돕기 위해 노량으로 향하는데…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영화 ‘명량’(2014), ‘한산: 용의 출현’(2022) 뒤를 이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마지막 작품으로, 세계 역사상 손꼽히는 해전이자 임진왜란 7년 중 가장 큰 성과를 거두며 종전을 알린 최후의 전투 ‘노량해전’(음력 1598년 11월 19일)을 스크린에 구현했다. 

이순신을 연기한 김윤석. /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순신을 연기한 김윤석. / 롯데엔터테인먼트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작품인 만큼 역대급 스케일을 자랑한다. 특히 왜와의 전쟁을 끝내려는 이순신 장군의 해상전술과 조선과 왜, 명 3국이 모두 등장해 더욱 치열해진 해상전투가 약 100분간 생생하게 펼쳐지며 압도적인 몰입감과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진 거북선의 활약도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완성하며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명군에서 왜군, 조선군, 그리고 이순신까지 이어지는 롱테이크 액션 시퀀스도 인상적이다. 마치 전장 한가운데 있는 듯 생생한 ‘체험적’ 연출로 몰입을 배가한다. 또 이는 치열하고 처참한 전투 속, 삼국 병사들의 아비규환 속에서 장군 이순신, 인간 이순신과 온전히 마주하게 하며 묵직한 울림을 안긴다. 

‘명량’에서 ‘용장(勇將: 용렬한 장수)’, ‘한산’에서 ‘지장(智將: 지혜로운 장수)’ 이순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 이번 ‘노량’에서는 용장, 지장의 면모뿐 아니라 ‘현장(賢將: 현명한 장수)’ 이순신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전략에는 신중하고 전투에는 거침 없지만, 자신의 목숨보다 백성과 동료를 먼저 생각하는 이순신의 모습이 진한 감동을 자아낸다.  

진정성 있는 열연을 보여준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윤석‧정재영‧허준호‧백윤식‧김성규. / 롯데엔터테인먼트​
진정성 있는 열연을 보여준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윤석‧정재영‧허준호‧백윤식‧김성규.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윤석은 자신만의 ‘이순신’을 완성하며 이름값을 해낸다. 신중하면서도 대담한 카리스마를 지닌 장군 이순신과 그 이면에 깊은 고뇌를 지닌 인간 이순신의 면면을 진정성 있는 열연으로 빚어낸다. 뜨거우면서도 차갑고 냉철하면서도 따뜻하다. 깊고 또 깊은 눈빛은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왜군 최고지휘관 시마즈를 연기한 백윤식,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으로 분한 정재영, 명나라 수군 부도독 등자룡 역을 맡은 허준호, 항왜 군사 준사 역의 김성규도 좋다. 특히 백윤식은 등장만으로도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압도적인 내공을 보여주고, ‘한산’에 이어 ‘노량’도 함께한 김성규 역시 제 몫을 충실히 해내며 긴 여정의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는다. 

김한민 감독은 “길고 참혹했던 7년간의 전쟁을 어떻게 올바로 종결하려 죽음까지 불사하며 애썼는지, 뜨거운 불과 차가운 물과 같은 양면의 모습으로 이순신 장군의 대의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또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의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선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러닝타임 153분, 오는 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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