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 등으로 인해 PF우발채무 위험성 낮아
반도건설 “사업장 선별‧비용절감 등 보수적 운영으로 내년 위기 돌파“

아파트 브랜드 ‘유보라‘를 보유한 반도건설이 내년 더 큰 실적 반등을 보일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반도건설
아파트 브랜드 ‘유보라‘를 보유한 반도건설이 내년 더 큰 실적 반등을 보일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반도건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올해 초 김용철‧이정렬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중견건설사 반도건설이 내년에도 순항을 이어갈지를 두고 업계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2018년 이후 4년만인 지난해 매출 1조원대를 회복한 데 이어 올해 시공능력평가순위 6계단 상승, 우수한 분양실적, 재무안정성 유지 등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신용평가기관은 보고서를 통해 반도건설에 대한 기업어음등급을 ‘A3+’로 유지하면서 낮은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등 재무안정성 유지, 다소 적은 PF우발채무 위험성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업계는 반도건설이 내년에는 더 큰 폭의 실적 반등에 나설까 기대하고 있다.

◇ 4년만에 매출 1조원대 회복… 올해 수익성 일부 개선

반도건설의 매출은 지난 2018년 1조5,663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9년 7,951억원, 2020년 5,798억원, 2021년 8,789억원을 거두는 등 좀처럼 1조원대를 회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매출 1조283억원을 기록하면서 4년만에 다시 1조원 클럽 탈환에 성공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많은 건설사들의 부진을 면치 못한 것과 달리 지난해 영업실적도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9% 감소한 575억원에 머물렀지만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8.8% 오른 7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7월말 국토부가 건설사를 상대로 시공능력평가순위에서 반도건설은 전년 대비 6단계 오른 26위를 기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반도건설의 토목·건축공사업 평가액은 작년에 비해 약 13% 증가한 1조6,573억원을 기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올 상반기(6월말 기준) 반도건설이 매출 6,916억원, 순이익 88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예측했다. 증권가 등에서는 반도건설이 올해에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1조원 내외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봤다.

한편 지난 18일 반도건설은 나신평으로부터 기존과 동일한 ‘A3+’의 기업어음등급을 부여받았다. 

나신평에 의하면 반도건설은 올해 6월말 기준 후분양·임대사업장을 제외한 15개 진행사업장 중 13개 사업장의 분양률(세대기준)이 80%를 상회하는 등 우수한 분양실적을 시현했다. 또 평택 고덕 반도유보라 9-1-1블록, 9-2-1블록(분양총액 합계 7,516억원) 등 분양실적이 우수한 자체사업장의 기성도 진행됨에 따라 향후 매출에 반영될 예정이다. 

영업마진 부담은 올해 들어 일부 완화됐다. 나신평이 회사가 제출한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반도건설은 지난해 도급사업부문 매출원가율이 100%에 육박하면서 전체 EBIT/매출액(영업마진)은 5.6%로 전년 대비 크게 저하됐다. 그러나 2022년 주요 손실현장이었던 아주대학교 공사현장이 준공된데 이어 청주 오창 각리 지역주택사업을 비롯한 일부 현장에서 도급액(공사비) 증액 계약이 체결되면서 2023년 상반기 EBIT/매출액이 13.8%로 개선되는 등 지난해 급증한 원가부담이 일부 완화됐다.

◇ PF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유동성 대응력 충분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반도건설은 유동성 대응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건설의 부채비율은 2020년 45.7%, 2021년 52.2%, 2022년 61.7% 등 최근 3년간 두자릿수를 기록하면서 타 중견건설사 대비 양호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통상 200% 이하 부채비율을 양호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나신평이 회사가 공시한 자료를 기준으로 산정한 반도건설의 올해 9월말 기준 총차입금은 총 5,557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1년 이내 상환 부담이 존재하는 단기성차입금은 4,439억원이다. 이에 대해 나신평은 “회사 보유 현금성자산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로 단기적 상환부담이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나신평은 단기성차입금 중 900억원은 부동산이 담보로 제공돼 있어 원활한 차환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더불어 진행사업장의 우수한 분양실적에 기반한 현금창출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반도건설은 장부가액 기준 427억원 규모의 용지 및 유형자산(토지‧건물) 등 매각가능 자산과 1,269억원(당좌차월) 규모의 금융기관 미사용 여신한도 등을 자금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PF우발채무 위험성도 상대적으로 낮게 보았다. 반도건설은 지속적인 당기순이익 누적을 통해 자기자본은 올해 6월말 기준 1조3,000억원까지 확충했고 이로 인해 같은시기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70.6%, 29.3%의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회사는 계열사인 반도종합건설의 부산 에코델타시티 지식산업센터 관련 700억원의 차입금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 주택 도급사업 관련 PF에 대해서는 책임준공 조건부 채무인수를 제외하고 연대보증‧자금보충 등의 신용보강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나신평은 이같은 점과 회사의 자본완충력 등을 고려해 반도건설의 PF우발채무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했다.

/ 뉴시스
내년 건설경기 전망이 불확실함에 따라 중견건설사 반도건설은 보수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방침이다. / 뉴시스

◇ 반도건설, 보수적 운영 통해 내년 ‘불확실성’ 대응

반도건설은 ‘건설사 위기설’이 나도는 내년에 보수적인 경영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내년 4월 정도가 돼야 2023년 전체 실적이 나오는 만큼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지난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부동산 시장 내 가득했던 불확실성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만큼 내년 역시 올해처럼 철저히 분양성이 높은 현장 위주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중견건설사와 다르게 회사의 PF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이 적은 것은 올해 어려운 시장 환경으로 인해 사업을 확대하기 보다 보수적 측면에서 기존 사업 유지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이 발생하는 소수 사업장만 선별‧운영했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낮은 부채비율‧차입금 의존도 등 지속적으로 관리한 재무안정성도 유동성 대응력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관계자는 “모든 건설사가 마찬가지겠지만 반도건설도 내년에는 그 어떤 때보다 비용절감 등 보수적인 운영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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