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만났다. 이 대표와 김 전 총리는 한목소리로 ‘통합’을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시사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이 대표와 김 전 총리의 만남이 ‘갈등 봉합’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러한 가운데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이재명-김부겸 회동… ‘통합’ 한목소리
이 대표와 김 전 총리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내년 총선 승리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두 사람은 한목소리로 ‘통합’을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오찬 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민주당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범민주‧범진보 세력 전체를 아울러야 이 어려운 난국을 타개할 수 있다”며 “(민주당이) 통합하고 안정되고 쇄신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그런 얘기들을 가감 없이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권 심판’을 강조하며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많은 분들께서 무능하고 무책임하기까지 한 윤석열 정권의 역주행과 폭주에 대해서 걱정이 많다”며 “민주당이 져야 할 책임이 크다. 힘을 모으고 또 한편으로 새로운 변화들을 통해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이후 두 사람은 1시간 30분 가량 비공개 회동을 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김 전 총리와 이 대표는 당 내외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또한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범민주 진보 진영의 대표로서 할 일이 많다”며 “당의 통합을 위해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해 많은 분들을 만나고 충분하게 대화하고 수습 방안을 찾아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당의 단합과 총선을 위해서 산이든 물이든 건너지 못 할 게 없다”며 “작은 차이를 넘어서 큰길로 함께 간다”고 화답했다.
또한 김 전 총리는 “이 대표가 당의 단합과 혁신으로 가는 노력들을 해달라”며 “분열이 있으면 총선에 큰 악영향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 과거 야권이 분열했던 시절 선거 패배의 아픈 기억이 있다”고 강조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김 전 총리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했고, 단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김 전 총리에게 많은 역할도 당부했다고 전했다.
◇ 민주당, ‘명낙 회동’ 촉구 목소리 ‘분출’
다만 두 사람이 당내 통합을 강조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시사로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우선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만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것이다.
친명계(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가능하면 적극적 노력을 해서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만나야 한다”고 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이 전 대표께서 원래 처음부터 신당 얘기를 했던 건 아니다”라며 “당 혁신에 대해서 얘기했던 것이고 그것이 응답이 없다 보니까 너무 많이 나갔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제가 볼 때는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고 그런 걱정이 전달이 되니까 이 전 대표도 고민하는 것 같다”며 “이 정도 시점에서 당에 실질적인 권한을 쥐고 있고 가장 책임이 있다고 할 이 대표가 이 국면을 빨리 풀어가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영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은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회동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는 충분하게 (이 대표가) 이 전 대표하고 만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만나고 어떻게 얘기해야 될지를 조금 더 숙려하고 고민해 보고 준비하는 과정도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래서 좀 시간을 갖고 한번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 또한 이 전 대표를 만날 의지가 있어 보인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에게 먼저 연락할 수 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얘기하진 않았다”면서도 “이 대표의 답변(산이든 물이든 건너지 못 할 게 없다) 속에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있다”고 답했다. 이 대표가 통합을 위해 이 전 대표를 만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