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씨소프트는 장기간 영업 적자 상태인 엔트리브소프트의 70여명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 엔씨소프트
최근 엔씨소프트는 장기간 영업 적자 상태인 엔트리브소프트의 70여명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 엔씨소프트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최근 게임업계에서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직원들을 구조조정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 게임사는 경영상 이유로 사업을 정리하는 것이지만 해당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들은 환불을 걱정하게 되는 등 불만이 쌓이고 있다.

◇ 엔씨, 적자 엔트리브 구조조정… 게임 서비스 종료 예정

최근 엔씨소프트는 장기간 영업 적자 상태인 엔트리브소프트의 70여명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8일 엔씨 관계자에 따르면, 2월 15일자로 직원들이 퇴직한다. 엔씨 측은 법인을 정리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공시에 따르면, 엔트리브는 2022년 영업손실 98억원으로 2021년 14억원의 영업손실 대비 적자가 심화됐다. 지난 2012년 엔씨가 인수한 엔트리브는 11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엔트리브의 구조조정은 지난 2016년, 2022년에도 실시된 바 있다.

엔씨는 지난달 M&A(인수합병) 경험이 풍부한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 대표이사 후보자로 선정했다. 실적 개선이 시급한 엔씨는 지난해 변화경영위원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중소 게임사들도 실적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달 중소게임사 라이언게임즈는 ‘소울워커’ 개발진 60여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블랙핑크 더 게임’을 개발한 테이크원컴퍼니도 지난해 50여명의 직원에게 권고사직 통보했다.

지난해 7월 20일 시프트업은 갑작스런 게임 서비스 종료 발표로 이용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시프트업은 ‘데스티니 차일드’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고 개발팀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승리의 여신: 니케’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시프트업은 ‘승리의 여신: 니케’로 국내외에서 흥행하면서 지난해 5월부터 IPO(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서비스 종료 발표 당일에도 시프트업은 신규 캐릭터 업데이트 소식을 전했다. 이용자들은 서비스가 종료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없었다. 데스티니 차일드 개발진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X에서 “더 이상은 지속 가능한 좋은 게임 서비스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긴 고민 끝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당시 이용자들로부터 게임 스토리를 완결하고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시스트업은 이용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서비스 종료 공지 당일 결제 서비스를 중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 엔트리브, 3일 업데이트 후 4일 서비스 종료

엔트리브가 구조조정되면서 서비스하고 있는 ‘프로야구H2·H3’와 ‘트릭스터M’ 등 3종의 게임도 서비스가 종료될 예정이다. 엔씨 관계자에 따르면 2월초까지 게임을 서비스하며 환불 절차를 진행한다. 그러나 엔트리브는 4일 서비스 종료를 공지했지만 뒤늦게 6일부터 유료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갑작스런 게임 종료 공지로 이용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H2·H3’와 ‘트릭스터M’ 게임은 4일 공식 홈페이지에 게임 서비스 종료 공지가 올라오기 전날인 3일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게다가 3일 이뤄진 업데이트에서 신규 아이템 상품이 추가됐다는 점 때문에 이용자들로부터 더욱 비판이 나오고 있다.

‘프로야구H2’에는 11만원의 ‘아이콘 패키지’, ‘잠재력 패키지’ 등이 출시됐다. ‘프로야구H3’에는 11만원의 ‘업데이트 패키지’, ‘프리미엄 징표 패키지’ 등이 출시됐다. ‘프로야구H2’는 추후 별도 공지 날까지, ‘프로야구H3’는 오는 17일까지 기간을 두고 판매한다고 공지했다.

엔트리브는 ‘트릭스터M’에선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전설 마력석 도전 패키지’와 ‘전설의 신발 계승자 패키지’ 등의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한다고 공지했다. 두 상품은 5만5,000원의 유료 상품이다.

‘프로야구H3’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아이템 구매를 유도하고 2월 서버를 종료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커뮤니티에 따르면 환불을 요청한 이용자에게 ‘프로야구H3’ 고객센터는 “추후 진행될 공지사항을 통해 상세한 안내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기다려 달라”고 답변했다. 조만간 환불 일정이 나올 예정이다.

엔씨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용자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환불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정부는 유료 아이템을 판매하고 기습적으로 게임을 종료하는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모바일 게임 표준약관’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이 종료돼도 이용자가 구매한 아이템에 대한 환불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취지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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