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이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한 것과 관련해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이 대표와 정 의원이 지난해 11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이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한 것과 관련해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이 대표와 정 의원이 지난해 11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이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한 것과 관련해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친명계는 ‘소통’ 수준이라며 선을 그었고, 비명계(비이재명계)에선 ‘사당화의 증거’라는 반응이 나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10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중진 의원 한 분한테 의견을 물어본 것”이라며 “저도 당직을 맡지 않은 다른 의원님들하고 상의를 많이 한다. 아마 지금 병원에 계시니까 문자로 하신 것 같다. 의견 수렴인 것”이라고 밝혔다.

친명계인 안민석 의원도 이날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 대표로서는 입원했기 때문에 공식적인 회의라든지 공적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이해가 간다”며 “정 의원에게 의견을 구하는 차원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럼에도 국민들 보시기에는 조금 아쉬움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께서 당내 의원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당연한 소통”이라며 “당 윤리위원회나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 개입한 것이 아니기에 소통이라고 본다. 현 부원장 건은 당 윤리위나 공관위에서 적법하게 처리하리라 본다”고 적었다.

앞서 이 대표와 정 의원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이 전날(9일) 한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다. 여기서 이 대표는 “현근택은 어느 정도로 할까요”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정 의원은 “당직 자격 정지는 되어야하지 않을까. 공관위 컷오프 대상”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대표는 “너무 심한 거 아닐까요”라고 묻자, 정 의원은 “그러면 엄중 경고. 큰 의미는 없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비명계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진짜 황당한 일”이라며 “징계에 대한 시스템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측근 의원과 당 대표가 증거에도 남을 문자 메시지를 통해 당원에 대한 징계 수위까지 논의한다는 것은 공당으로서는 있을 수가 없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당화의 완전 증거를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친낙계(친이낙연계) 모임인 ‘민주주의실천행동’ 지난 9일 입장문을 통해 “이들이 의견을 나눈 것은 징계 여부나 윤리위 회부 여부가 아니라 징계 수위에 대한 흥정”이라며 “이번 사건을 통해 과연 민주당에 민주적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보면 민주당은 대표와 측근이 당헌‧당규를 초월해 지배하는 독재 정당, 민주적 시스템이 무너진 반헌법적 집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하헌기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실체적 진실도 모르는 채, 힘 있는 사람들끼리 대충 ‘이 정도면 될까요’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문명이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한편 이 대표는 성희롱성 발언으로 논란이 된 현 부원장에 대해 윤리감찰을 지시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는 현 부원장에 대해서 제기되고 있는 성희롱 문제와 관련해 윤리감찰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현 부원장은 지난해 12월 29일 경기도 성남의 한 술집에서 열린 송년회에서 지역 정치인 A씨의 여성 수행비서 B씨에게 “너희 부부냐”, “너네 같이 사냐”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현 부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저는 B씨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 몇 번이 됐든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리겠다는 마음뿐이다. 기회가 된다면 직접 뵙고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언행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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