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중앙당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관리 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중앙당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관리 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89일 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의 공천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2일 첫 회의를 열고 공천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총선을 정부‧여당을 심판하는 선거로 규정하고 국민이 직접 공천에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천과 관련한 당내 계파 간 갈등이 적지 않은 만큼 향후 공관위의 행보는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공관위, ‘국민참여공천제’ 실현 공언

공관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국민참여공천제’를 실현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민을 공천에 참여시켜 새로운 민주적 시스템 공천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서민‧중산층‧노동자‧자영업자‧농어민‧장애인‧은퇴한 어르신‧청년들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단합하는 축제가 되도록 공천관리를 하겠다”며 “‘국민이 직접 공천합니다’라는 구호에 맞게 대한민국 최초로 ‘국민참여공천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2002년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노무현 정부를 출범시켰다”며 “이번에 민주당은 ‘국민참여공천제’로 국민들이 공천 기준부터 참여해 후보 선정에 참여하고 국민경선을 통해 완결할 수 있는 새로운 민주적인 시스템 공천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임 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 정부‧여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이 출범하면서 △민주주의 위기 △경제 위기 △국가소멸 위기 등 ‘3중 위기’에 처했다며 “검찰 통치세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해 민주주의의 퇴행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피습 사건’으로 자택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도 조정식 사무총장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다. 이 대표는 “총선이 90일도 남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더욱 간절하고 치밀하게 총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공관위는 오는 15일부터 지역구 후보자 신청 공모를 받을 예정이다. 박희정 공관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 후보자 신청 공모 일정과 관련해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 진행한다”며 “도덕성 검증‧기획 여론조사 소위원회도 설치했다”고 전했다.

◇ 임혁백 “계파 배려 없다”

하지만 공관위의 향후 공천 작업 활동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 친명계(친이재명계) 인사들이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지역구에 출마 준비를 하면서 이른바 ‘자객 출마’에 대한 잡음이 적잖게 나오기 때문이다.

현재 당내 친명계 인사들은 비명계 현역 의원들 지역구에 잇따라 총선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정봉주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은 지난 8일 서울 강북구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이 현역 의원으로 있다. 

정 원장은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의원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 내에는 민주당 의원답지 않은 의원이 너무 많다. 그중 한 분에게 도전하는 것”이라며 “잠시 쉬어도 괜찮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외에도 모경종 당 대표실 차장은 인천 서구을(신동근 의원), 박정현 최고위원은 대전 대덕구(박영순 의원),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경기도 안산 상록갑(전해철 의원)에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현역 의원들의 계파 간 공천 싸움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 비례대표 의원인 김의겸 의원은 전북 군산에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곳은 신영대 의원이 현역 의원이다. 양의원영 의원은 경기 광명을(양기대 의원), 이동주 의원은 인천 부평을(홍영표 의원)에서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친명계 인사들이 비명계 의원들 지역구에 출마 준비를 하면서 당 안팎에선 ‘자객 출마’ 논란이 불거졌고, 이에 당 지도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12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자객 공천이라는 게 굉장히 비이성적인 것 같다”며 “보통은 상대방, 예를 들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어디 나오거나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 어디에 나온다고 하면 그 자객 공천으로 누군가가 출사표를 던지는 건데, 당내 인사를 향한 자객 공천이라는 것은 굉장히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을 견제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당을 장악하는 게 목적인가’라고 충분히 보일 수 있다”며 “그래서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임 위원장도 이러한 계파 갈등을 의식한 듯 “민주당의 공천에서 계파 배려는 없다”며 혁신과 통합의 후보를 공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민주당의 공천에서는 친명도, 비명도 없고, 반명(반이재명)도 없다”며 “오직 ‘더불어민주계’ 만이 있을 뿐이다. 또 민주당에서 ‘국민참여공천제’에 따라 모든 후보들은 공정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춘 후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 도탄에 빠진 경제를 살려낼 수 있는 유능한 민생후보, 참신하고 변화를 지향하는 청년 후보를 공천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특히 구태정치를 근절하는 공천을 하겠다. 우리는 이미 당의 통합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온오프라인의 증오와 폭력 발언, 갑질과 성희롱, 학폭 등을 공천 기준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도 “공정한 공천관리는 총선 승리의 핵심 열쇠다.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관리로 최고의 인재들을 국민께 선보여야 한다”며 “혁신하는 민주당, 통합하는 민주당, 그래서 이기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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