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 “유럽 4개 노선 이관 항공사, 6월 취항” 단서조항 제시
티웨이, 파리 지상직 채용 개시는 했는데… A330-300, 직항 불가
업계 “기재 대여·조종사 파견, 해결책 못 돼… 공정하게 분배해야”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 받고 있다. 티웨이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노선을 이관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 일각에서는 유럽 노선 이관에 대해 불공정 거래라고 지적하고 있다. /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 받고 있다. 티웨이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노선을 이관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 일각에서는 유럽 노선 이관에 대해 불공정 거래라고 지적하고 있다. / 티웨이항공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해 유럽 4개 노선(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바르셀로나)에 취항할 기업으로 티웨이항공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유럽 4개 노선의 티웨이항공 이관을 두고 일각에서는 “불공정한 조치”라고 지적하고 있어 향후 유럽 노선 분배 기준과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과 관련해 조건부 승인을 할 것이 유력하다고 전해졌다. 그러면서 EC에서는 ‘합병 선제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항공사가 올해 6월부터 유럽 4개 도시에 취항할 것’이라는 단서 조항을 내건 것으로 알려진다.

EC의 이러한 조건이 알려지자 업계 안팎으로는 티웨이항공에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티웨이항공이 유럽 4개 노선 운수권과 슬롯을 이관 받을 수혜 항공사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티웨이항공도 최근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국제공항(CDG)에서 항공권 발권, 승객 좌석 배정, 수하물 처리 등을 담당할 지상직 직원 채용에 나선 상태다. 티웨이항공 측은 파리 지상직 채용에 대해 “향후 유럽 노선 취항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유럽 노선 취항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이 파리를 비롯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까지 총 4개 유럽 노선 취항 시기를 특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이곳들까지 직항으로 운항할 수 있는 항공기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티웨이항공에서 보유 중인 대형기는 에어버스 ‘A330-300’ 기재다. 티웨이항공 홈페이지에 기재된 A330-300의 최대 항속거리는 1만186㎞다. 최대 항속거리는 인천∼파리(8,950㎞, 5,561마일) 구간을 직항으로 운항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편서풍과 제트기류 등을 고려할 시 제원상 항속거리의 약 85% 정도를 직항으로 취항할 수 있는 거리로 보고 있다.

최대 항속거리의 85% 정도를 직항노선 개설이 가능한 거리로 봤을 때 티웨이항공 A330-300 기재의 항속거리는 8,658㎞로, 파리 취항이 불가하다. 인천부터 이탈리아 로마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FCO)까지는 8,987㎞(5,584마일), 스페인 바르셀로나공항(BCN)까지는 9,617㎞(5,976마일)에 달해 이 역시 직항 노선 운항이 불가하다.

또한 인천∼파리 직항 노선 거리인 8,950㎞는 러시아 영공을 통과했을 경우다. 현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북극항로 이용이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실제 인천∼파리 노선 거리는 더 길고, 티웨이항공이 A330-300으로 취항 가능한 최장거리 노선으로는 약 8,467㎞(5,261마일) 거리인 인천∼크로아티아 자그레브(ZAG)가 한계로 알려진다. 이마저도 인천에서 자그레브로 향할 때는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를 경유하고, 자그레브에서 인천으로 귀국편만 직항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티웨이항공 역시 A330-300 기재로 서유럽 취항이 불가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대한항공으로부터 A330-200 기재 5대를 대여하는 방식으로 서유럽 노선 취항을 계획 중이다. A330-200은 항속거리가 1만5,094㎞며, 항속거리의 85%를 감안해도 1만2,830㎞까지 직항으로 비행이 가능하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A330-200 기재를 운항할 운항승무원(조종사) 100여명을 일정 기간 동안 파견 형태로 지원하는 것을 독과점 규제 해소 대안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최근 업계에서는 이러한 방식으로 티웨이항공이 서유럽 노선을 이관 받는 것에 대해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은 현재 파리 등 서유럽 직항 노선을 운항할 수 있는 기재를 보유하지 않았으며, 새롭게 도입하는 기재도 서유럽 취항이 불가하다”며 “이 때문에 대한항공이 서유럽까지 직항으로 취항이 가능한 기재를 티웨이항공에 대여하는 조건으로 EC에 합병 승인 요청을 제시했는데, 이렇다면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서유럽 취항이 가능하다. 굳이 티웨이항공일 필요가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부 동등한 조건에서 다른 항공사들은 배제하고 티웨이항공에만 기재를 대여하고 노선을 이관하는 것은 불공정한 거래로 보일 수도 있다”며 “운수권은 공정하게 경쟁을 통해 분배를 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에어버스 A330-300 제원
https://aircraft.airbus.com/en/aircraft/a330/a330-300
2024. 1. 18 에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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