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동통신사 선정이 경매로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후보 사업자들에 대한 재무건전성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향후 망구축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 뉴시스
 제4이동통신사 선정이 경매로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후보 사업자들에 대한 재무건전성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향후 망구축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 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제4이동통신사 선정이 경매로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후보 사업자들에 대한 재무건전성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향후 망구축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경매에 참여하는 사업자들은 설비 투자에 자신 있다고 밝히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 미래모바일 “재무적인 준비 충분히 하고 있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오는 25일 통신시장 신규사업자를 위한 5G 28GHz(기가헤르츠) 주파수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매에는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스테이지파이브 주도), 마이모바일 컨소시엄(미래모바일 주도) 등 3개 사업자가 참여한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선 경매 참여 사업자들에 대해 정부의 재무건전성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모정훈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에 따르면 신규 사업자는 △주파수 할당대가 최소 742억원 △망구축 의무 기지국 6,000대 비용 1,800억원 △교환 설비 및 과금 시스템 구축비 등이 있어 최소 3,00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이러한 비용 규모는 지난해 초에도 알려진 바 있다.

또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은 “투자비 충당이 어려워 중간에 사업을 중단할 수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가입자만 피해 보게 된다”고 우려했다.

지난 2019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기간통신사업자 허가제도가 폐지된 바 있다. 이에 기간통신사업자의 재정능력에 대한 정부 허가심사가 사라졌다. ‘전파법’에 따른 주파수 할당 심사에서도 사업자의 재정 능력을 평가한다. 다만 경쟁 없이 1개 사업자만 주파수를 신청했을 때 이뤄진다.

지난달 3개 사업자가 주파수를 신청했다고 알려지기 전까진 미래모바일만 공개적으로 제4이통사 의지를 밝혀왔다. 그래서 경쟁 없이 정부심사를 통해 주파수 할당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안정상 전문위원은 “7차례 걸친 실패를 반면교사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어 재정능력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경매 일자를 일정기간 연기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재욱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기획과장은 “제도가 바뀐 상황이라 주파수 경매를 통해 사업자가 선정되면 어느 정도 재정 능력을 갖춘 것으로 간주한다”며 “경매 연기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주파수 경매에 나오는 28GHz는 인구밀집 특정 지역에 핫스팟망을 구축해 서비스하는 주파수다. 과거 신규 사업자 진입 때는 어디서나 통신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전국망 구축 용도의 LTE 주파수를 할당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에 따르면 LTE 주파수로 망을 구축하는 데엔 2~3조원이 소요된다.

이번 주파수 할당에 대해 과기정통부 측은 신규 사업자에게 전국망을 구축하도록 요구하지 않으면서 설비 투자 부담을 대폭 낮췄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종텔레콤은 “정부 정책에 호응하면서 당사의 미래성장동력 확보 전략에 따라 주파수를 신청했다”며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재정능력 우려에 대해 미래모바일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경매는 물론이고 앞으로 서비스 제공과 기지국 투자를 위해 재무적인 준비를 충분히 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 있다. (최대 4,000억원인) 정책금융은 계획의 일부가 된다”고 밝혔다.

마이모바일은 제4이통사 사업을 위해 영국 통신사 보다폰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스테이지엑스에는 재무 투자자로 신한투자증권이 참여했다. 신한투자증권은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텔레콤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컨소시엄의 주주구성이 공개되지 않아 재정능력에 대해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지난 2018년 통신3사가 28GHz 주파수 경매를 했을 때는 △SKT 2,073억원 △KT 2,078억원 △LG유플러스 2,072억원 등으로 낙찰 받았다. 이번 주파수 경매에선 할당대가가 얼마나 오를지도 관심사다.

낙찰자는 사업 3년차까지 6,000대의 망구축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주파수는 반납된다. 이동통신사업권을 획득하면 투자 유치가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어 향후 경매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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