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콜로라도·XT4 및 전기차 리릭·이쿼녹스EV 출시 예정
‘장밋빛 전망’ 쉐보레… 캐딜락은 여전히 ‘오리무중’

GM한국사업장은 2일 오전 2024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은 헥터 비자레알 GM한국사업장 사장이 올해 신차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 신사동=제갈민 기자
GM한국사업장은 2일 오전 2024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은 헥터 비자레알 GM한국사업장 사장이 올해 신차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 신사동=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신사동=제갈민 기자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이 지난해 내수·수출 실적 성장 및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이는 지난해 출시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이하 트랙스CUV)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쉐보레는 트랙스CUV, 캐딜락은 에스컬레이드 모델을 제외하면 사실상 대부분 차종의 판매가 전년 대비 감소한 상황이라 GM한국사업장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두 브랜드의 신차 투입이 절실해 보인다.

GM한국사업장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더 하우스 오브 지엠’에서 2024년 신년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GM한국사업장의 지난해 주요 성과를 돌아보고,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먼저 지난해 GM한국사업장의 국내 실적을 살펴보면 △쉐보레 3만8,312대 △캐딜락 975대 △GMC 443대 등이다.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성장했으나 브랜드별로 놓고 보면 쉐보레만 반등에 성공했다. 이마저도 트랙스CUV의 신차효과로 반등했으며, 그 외 7개 모델의 판매는 전부 줄어들었다.

캐딜락은 전년 대비 판매대수가 2대 줄었다. 그나마 풀사이즈 SUV 에스컬레이드와 준중형 SUV XT4 2개 차종의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났다. 그 외 CT5·XT5·XT6는 판매가 감소했다. 신규 브랜드 GMC와 쉐보레 트랙스CUV,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의 효과로 전체 판매대수가 늘어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된 점은 부정할 수 없어 보이는 대목이다.

이러한 상황에 GM한국사업장은 올해 신차 4종을 국내 시장에 투입해 흑자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랜드별로 올해 출시 예정인 신차는 △쉐보레 신형 콜로라도 및 이쿼녹스EV △캐딜락 신형 XT4 및 리릭이다.

콜로라도는 2019년 국내 시장에 첫 출시를 알린 후 2020년 5,0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쉐보레의 외형성장에 이바지했다. 이번에 출시되는 신형 콜로라도는 3세대로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모델이고, 연료효율과 엔진성능 등도 개선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쟁모델인 지프 글래디에이터와 포드 레인저보다 저렴한 값을 무기로 내세워 쉐보레의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헥터 비자레알 GM한국사업장 사장은 쉐보레 이쿼녹스EV의 한국 시장 출시를 밝히며 ‘얼티엄 라인업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 GM한국사업장
헥터 비자레알 GM한국사업장 사장은 쉐보레 이쿼녹스EV의 한국 시장 출시를 밝히며 ‘얼티엄 라인업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 GM한국사업장

전기차인 쉐보레 이쿼녹스EV도 소비자들의 기대가 큰 모델이다. 쉐보레 이쿼녹스EV는 수입 중형 전기 SUV인 BMW iX3나 렉서스 RZ보다 큰 덩치를 가졌고 배터리 완충 시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쿼녹스EV는 미국에서 3만 달러(약 4,000만원)부터 가격이 책정돼 합리적인 전기차로 평가 받고 있다. 국내의 경우 미국과 같은 가격에 판매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구스타보 콜로시 GM한국사업장 영업·서비스·마케팅부문 부사장은 “이쿼녹스EV의 국내 판매 가격을 책정할 때 전기차 보조금을 일부 고려해 책정할 계획”이라고 말해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캐딜락은 올해 국내 시장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신형 XT4(사진)와 전기차 리릭을 출시할 계획이다. / 캐딜락

문제는 캐딜락이다.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거친 XT4와 준대형 전기차 리릭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신형 XT4는 외관 디자인이 캐딜락의 최신 패밀리룩으로 바뀌면서 세련된 이미지가 부각되고, 33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 및 AKG 스튜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시스템 등을 탑재해 상품성이 개선된 점이 강점이다. 다만 이전 모델처럼 최고급 트림(스포츠)만 들여올 경우에는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제한적인 만큼 2개 이상의 트림을 도입해 선택지를 제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캐딜락 리릭은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리릭의 해외 판매가격을 살펴보면 미국 권장 소비자가격(MSRP) 기준 최소 5만8,590달러(약 7,754만원)부터며, 중국에서는 최저 29만7,700위안(약 5,480만원)부터 트림을 구성해 판매되고 있다.

캐딜락 전기차 리릭(사진)이 국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처럼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할 필요성이 거론된다. / 캐딜락
캐딜락 전기차 리릭(사진)이 국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처럼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할 필요성이 거론된다. / 캐딜락

하지만 국내 캐딜락 딜러사 관계자들은 국내에 출시되는 리릭에 대해 “가격이 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캐딜락 브랜드의 국내 판매 모델을 살펴보면 대부분 모델이 최고급 등급인 ‘스포츠’ 단일트림 또는 그 바로 아래 ‘프리미엄 럭셔리’까지 1∼2개 트림으로 구성해 판매 중이다. 리릭도 이러한 트림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리릭의 럭셔리·스포츠 2개 트림의 미국 판매가격은 6만2,690달러·6만3,190달러부터로, 환산하면 약 8,300만원 내외다. 여기에 운송비 등을 고려하면 국내 판매 가격은 최소 9,000만원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경우 △메르세데스-벤츠 EQE △BMW i5 △아우디 e-트론(Q8 e-트론) 등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구스타보 콜로시 GM한국사업장 영업·서비스·마케팅부문 부사장은 “우리는 GM만의 뛰어난 안전성과 탁월한 주행 성능에 기반해 다양한 선호도를 충족시킬 수 있는 광범위한 차량들을 제공한다는 점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다양성과 포용성을 갖춘 ‘쉐보레’, 고급스럽고 혁신적인 ‘캐딜락’, 견고하고 신뢰할 수 있는 픽업트럭·SUV 전문 브랜드 ‘GMC’ 등 GM의 모든 브랜드와 제품들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원하고, 차별화된 제품 경험을 원하는 고객에게 충분한 구매가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GM한국사업장은 올해 7월에 양평동에 서울서비스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며, 동서울서비스센터도 리노베이션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디지털 고객경험 확대를 위해 모바일 앱을 통한 차량 상태 및 진단, 원격 제어 서비스, 무선 OTA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온스타 서비스’를 올 상반기 국내에 출시해 트랙스CUV부터 적용할 계획이며, AC델코 부품 판매 서비스 제공 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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