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경영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로, 공평할 공(公)에 보일 시(示)를 씁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알아야 할 정보라는 의미죠.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표되는 공시를 보면 낯설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할 뿐 아니라 어떠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공시가 보다 공평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시사위크가 나서봅니다.

쌍용씨앤이와 최대주주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공개매수에 돌입했습니다. / 쌍용씨앤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 5일, 중견 시멘트업체이자 코스피 상장사인 쌍용씨앤이는 ‘주요사항 보고서’ 공시를 통해 자사주 취득 결정을 알렸습니다. 눈길을 끄는 건 취득방법이 ‘공개매수’라는 점입니다. 또한 같은 날 한앤코시멘트홀딩스도 쌍용씨앤이에 대한 ‘공개매수 신고서’ 및 ‘공개매수 설명서’를 공시했습니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옛 쌍용양회(현 쌍용씨앤이)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며, 현재도 쌍용씨앤이 최대주주입니다.

공개매수란 무엇일까요?

공개매수는 용어 자체도 그렇고, 실질적인 의미 또한 그리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주식을 공개적으로 사들이는 거죠. 다만, 이러한 제도의 역할과 의미, 절차 등은 상당한 무게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선, 공개매수에 대한 법적근거는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규정돼있습니다. 이 법 제2장 제1절이 모두 공개매수에 관련된 내용이고, 조항도 14개나 됩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겠죠. 이를 제도화하고 있는 이유는 기업 경영권 경쟁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무분별한 기업 인수·합병을 방지해 기업지배권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입니다.

공개매수를 아무나 하는 건 아닙니다. 상당한 지분을 보유 중이거나 보유하게 될 주주가 적용대상입니다. 특별관계자를 포함한 지분이 5% 이상이거나 공개매수 이후 5% 이상 되는 경우죠. 이러한 주주가 6개월 이내에 10명 이상의 불특정 주주로부터 주식시장 밖에서 주식을 매입하려면 반드시 공개매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또한 공개매수는 기간과 수량, 가격 등을 특정해서 진행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수정하기도 하고요. 공개매수 진행 결과에 따라 최종 성립 여부가 결정되는 ‘조건’을 두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공개매수의 목적입니다. 어떤 목적이냐에 따라 그 분위기부터 다른데요. 적대적 M&A가 목적인 경우도 있고, 기존 최대주주 측이 경영권 안정이나 상장폐지 추진을 목적으로 실시하기도 합니다. 적대적 M&A를 목적으로 한 공개매수의 경우 최근 SM엔터테인먼트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등장한 바 있죠. 상장폐지 목적의 공개매수로는 오스템임플란트 사례가 있고요.

쌍용씨앤이 공개매수는 어떻게, 왜 실시될까요?

쌍용씨앤이 최대주주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78.48%의 지분을 보유 중이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78.78%입니다. 또한 쌍용씨앤이는 1.41%의 자사주를 보유 중이죠. 이를 합치면 80%가 넘습니다.

공개매수 목표수량은 이를 제외한 나머지 주식 전량입니다. 쌍용씨앤이가 우선 4,785만여주(지분 기준 9.6%)를 매수하고,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나머지 5,239만주(지분 기준 10.51%)를 사들일 예정이죠. 공개매수 응모율이 얼마든 모두 매수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가격은 7,000원으로 제시됐습니다. 공개매수 발표 전 종가인 6,410원보다 9.2% 할증된 금액입니다. 직전 1~3개월의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주가에 비해서도 18.7~19.3% 할증된 금액이고요. 기간은 오는 3월 6일까지 31일에 걸쳐 진행되며, 결제일은 3월 8일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쌍용씨앤이 공개매수는 상장폐지가 목적입니다. 상법상 최대주주에 의한 자발적 상장폐지는 지분이 95% 이상일 때 추진 가능한데,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이를 확보할 계획인거죠. 물론 쌍용씨앤이는 이미 상장폐지 추진이 가능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보유 지분이 66.7% 이상인 경우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상장폐지를 강행할 수 있습니다.

결정권을 쥔 주체라 할 수 있는 사모펀드 한앤코는 궁극적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엑시트를 위한 회사 매각 측면에선 비상장사가 한결 수월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제 관건은 공개매수가 어떤 결과로 막을 내리느냐 인데요. 쌍용씨앤이 주가는 공개매수 발표 첫날 전일 대비 8.2% 상승한 6,94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공개매수 가격에 근접한 건데요. 만약 주가가 7,000원을 넘어서거나 근접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응모율은 아무래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열려 있고요. 반대로 주가가 하락세에 접어들 경우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은 높아지겠죠.

한앤코는 과연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뜻한 바를 이룰 수 있을까요? 한 달 뒤 나올 결과가 주목됩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쌍용씨앤이 ‘주요사항 보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40205000001
2024. 02. 05.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앤코시멘트홀딩스, 쌍용씨앤이 관련 ‘공개매수 신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40205000007
2024.. 02. 05.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앤코시멘트홀딩스, 쌍용씨앤이 관련 ‘공개매수 설명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40205000008
2024. 02. 05.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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