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공천 심사 발표를 시작한 가운데,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의 발언으로 당내 계파간 내홍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모양새다. 사진은 임 위원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심사결과(1차)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심사 발표를 시작한 가운데,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의 발언으로 당내 계파간 내홍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모양새다. 사진은 임 위원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심사결과(1차)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총선 지역구 후보자 면접을 마무리한 가운데, 연일 공천 경선 지역구와 단수공천 지역을 발표하고 있다. 이틀간의 발표 결과 37곳은 단수공천을, 23개 지역구는 경선을 하기로 했다. 이러한 가운데 임혁백 공관위원장의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 원인 제공자들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는 발언을 두고 당내 친문계(친문재인계) 인사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 민주당 공관위, 공천 발표 ‘시작’… 37곳 단수‧23곳 경선

민주당 공관위는 1차와 2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관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지난 6일 여의도에 위치한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1차 공천 심사 결과 브리핑에서 23개 지역을 경선 지역으로, 13개 지역을 단수공천 지역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7일에는 민주당 홈페이지를 통해 24개 지역구의 단수공천 명단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에 확정된 단수공천 지역은 모두 원외 인사들이 출마를 준비 중인 곳이다. 부산의 경우 서은숙 최고위원이 부산진구갑에 단수공천됐다. 동래구는 박성현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이, 기장군은 최택용 전 서울시 정무수석이 본선에 진출한다. 이외에도 서구동구(최형욱), 부산진구을(이현), 북구강서구을(변성완), 해운대갑(홍순헌)이 단수공천 지역이다.

대구는 달서구을(김성태), 달성군(박형룡), 동구갑(신효철), 북구을(신동환), 수성구갑(강민구), 달서구갑(권택흥) 후보를 확정했고 경기도는 여주시ㆍ양평군(최재관), 이천시(엄태준)가 확정됐다.

이외에도 눈여겨볼 만한 지역은 충남 공주시ㆍ부여군ㆍ청양군이다. 이곳은 5선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으로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단수공천 됐다. 박 전 수석과 정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대결한 바 있다. 또한 충남 아산시갑엔 복기왕 전 의원이 본선에 진출한다. 이곳은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으로 이 의원이 공천을 받을 경우 21대에 이어 22대 총선에서도 두 후보 간의 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또 울산(3곳), 경기도(2곳), 강원도(2곳), 충북(2곳), 충남(3곳), 경북(4곳), 경남(7곳)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결정됐다. 이번에 단수공천이 발표된 지역구의 대부분은 이른바 민주당의 험지로 분류되는 곳이다.

현역 의원들이 있는 지역구는 경선 지역으로 분류됐다. 서울의 경우 서대문구을은 김영호‧문진석 후보가 송파구병은 남인순‧박성수 후보가 경선을 치른다. 

인천은 △연수구을(고남석‧정일영) △남동구갑(고존수‧맹성규), 광주는 △북구갑(조오섭‧정준호) △북구을(이형석‧전진숙) △동구남구갑(윤영덕‧정진욱), 대전은 △동구(장철민‧황인호) △유성구갑(오광영‧조승래)이 경선 지역으로 분류됐다.

또한 경기도의 경우 △광명시갑(임오경‧임혜자) △군포시(김정우‧이학영) △파주시갑(윤후덕‧조일출), 충남은 △당진시(송노섭‧어기구), 전북의 경우 익산시갑(김수흥‧이춘석), 제주는 제주시갑(문대림‧송재호)에서 경선이 치러진다.

이번 경선은 1차 투표가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진행된다. 투표 마감일인 오는 21일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고, 경선 결과는 당 최고위원회 의결로 확정된다.

◇ ‘친문계 겨냥’ 임혁백 발언에 계파 간 ‘설왕설래’

이러한 가운데 임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당내 친명계(친이재명계)와 친문계 간의 해석이 엇갈리면서 당내 내홍 조짐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모양새다.

임 위원장은 전날 1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이번 공천은 혁신과 통합의 공천이다. 혁신과 통합은 명예혁명 공천으로 완성될 것”이라며 “명예혁명 공천이 되기 위해선 공천 심사 결과 발표 명단에 들어가 있지 않은 선배 정치인분들은 후배를 위해 길을 터줄 수 있도록 책임 있는 결정을 해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임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이 나오자 정치권에선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친문계 인사들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임종석‧노영민 전 비서실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이에 친문계 인사들은 곧장 반박에 나섰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뺄셈의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얼마 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는 양산에서 만나 ‘명문정당’, ‘용광로 정치’를 말하며 진짜 적인 윤석열 정권을 향해서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며 “말의 잔치가 아니길 모두가 간절히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가 연일 화두다. 문 전 대통령께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지명하던 당시 윤 총장은 국민의 지지를 많이 받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그는 검찰 사유화와 정치권력을 향한 본색을 드러냈다”며 “문재인 정권은 이러한 윤 총장을 설득하고 막아 세우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그는 믿음을 준 이에게 배신의 칼을 등에 꽂고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통합의 정치, 연대의 정치가 절실한 때에 무엇이 범진보 진영의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임 전 실장도 반발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패배와 윤석열 정권 탄생의 책임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문재인 정부 3년 차에 치러진 ‘2020 총선’에서 민주당은 기록적인 압승을 거뒀다”고 적었다.

임 전 실장은 “0.73%의 패배는 우리 모두에게 아픈 일이었다. 우리 모두가 패배했고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누가 누구를 탓하는 것은 그 아픔을 반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원론적인 말이었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일각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가 본인 스스로도 ‘내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된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문재인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것 아니겠는가”라며 “그런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책임 있다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고 했다.

이어 “특히 부동산 정책 또는 조국 사태, 일방적인 소득주도성장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분들이 있다”며 “혁신하려고 하면 과거 민주당에 주류적인 입장에 있었고 문재인 정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분들이 어쨌든 책임을 져야 된다는 의견도 굉장히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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