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컷오프'에 반발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 중인 노웅래 의원과 면담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컷오프'에 반발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 중인 노웅래 의원과 면담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내홍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 리더십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번 주에만 당의 공천 결과에 반발하며 현역 의원 2명이 탈당을 선언했고, 급기야 이 대표의 사퇴 또는 총선 불출마 요구까지 나왔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과거에는 이렇게까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 탈당에 단식까지… 바람 잘 날 없는 민주당

여론조사 논란과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 공천관리위원회의 전략 지역구 지정 등 공천을 둘러싸고 당내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민주당의 한주는 바람 잘 날 없었다.

‘하위 20%’에 포함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지난 19일 탈당한 데 이어 서울 동작구을이 전략 지역구로 분류되자 현역인 이수진 의원도 지난 22일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기 때마다 이 대표를 앞장서서 지지하고 도왔다. 오늘의 당 대표를 만드는데 그 누구보다 열심이었다”며 “그런데 지금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더의 최대 덕목은 사람을 볼 줄 아는 눈”이라며 “지금 민주당은 리더십의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급기야 공천 결과에 반발한 현역 중진 의원이 국회에 있는 당 대표 회의실에서 단식 농성을 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4선인 노웅래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구갑이 전략 지역구로 선정되자 “공관위 결정을 승복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날 단식에 돌입했다.

그러자 민주당 지도부는 통상적으로 당 대표회의실에서 진행하던 최고위원회의를 23일에는 중앙당사에서 진행했다. 이에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 의원께서 공천 결과에 마음 아픈 일이 있으셔서 우리 회의실을 점거하시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당사에서 회의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 “과거에는 이러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이 연일 발생하자 당 안팎에선 이 대표 리더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이처럼 내홍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계파색이 옅은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는 이렇게 진통이 크지 않았다”며 “미리 현역 의원 평가 결과를 발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잘 수습하는 것도 하나의 리더십”이라고 했다.

친문계(친문재인계)인 전해철 의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의) 의원평가는 처음이 아니고 세 번째”라며 “이번처럼 많은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적은 없었다. 그만큼 이번 평가 결과가 투명하거나 공정하지 않다”고 직격했다.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도 과거 이해찬 대표 시절에는 이처럼 잡음이 크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진행되는 이 대표의 혁신은 ‘비명의 가죽’을 벗겨서 찐명(찐이재명)의 가죽 잠바를 만드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라며 “원래 혁신이란 ‘자신의 가죽’을 벗기는 것”이라고 했다. 

최 소장은 “그래서 언제나 주류의 희생과 헌신이 중요하다. 2020년 총선 때는 민주당의 공천 잡음이 별로 없었다”며 “공천을 진두지휘하는 이해찬 (당시) 대표는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때도 하위 20% 통보는 있었다”고 적었다. 그는 “그러나 ‘친이해찬’은 살아남고 ‘반이해찬’은 날아갔다는 얘기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이해찬 대표에게서는 사람들이 ‘사심’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남의 가죽을 벗겨 자신들의 가죽 잠바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그건 혁신이 아니다. ‘불공정한 독식’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하위 10%’에 포함됐다고 밝힌 김한정 의원도 현재 민주당에는 이 대표만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날 KBS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나와 “지금 민주당은 이 대표가 잘하고 있고 못하고 있고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재명만 보인다. 김대중도 없고 노무현도 없고 문재인도 없는 민주당에서 어떻게 총선 승리를 하고 대선 승리를 하겠는가”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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