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시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친문계(친문재인계)’의 좌장이자 원내대표를 지냈던 홍영표 의원(4선)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이로써 당의 공천 관리에 반발하며 탈당한 현역 의원은 6명(김영주‧이수진(동작을)‧박영순‧설훈‧이상헌‧홍영표)이 됐다. 하지만 홍 의원의 탈당 이후 당내 ‘줄 탈당’ 움직임은 잦아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공천 배제(컷오프)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기동민 의원도 당의 잔류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 홍영표, 민주당 탈당… ‘민주연대’ 추진

홍 의원은 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사당화 행태에 분노한다”며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는 것이 이번 총선이다.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야당이 승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하지만 심판하고 견제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는 민주당은 총선 승리보다 반대 세력 제거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른 의견도 존중하고 토론하고 조정했던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됐고 도덕적‧사법적 문제에 대한 대응은 ‘도덕적 우위’를 지켜온 민주당의 정체성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며 “급기야 제가 당 대표로 출마했던 지난 전당대회에서 ‘돈봉투 사건’이 밝혀지면서 민주당의 위상은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이런 끝없는 추락은 이번 공천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천을 ‘정치적 학살’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어떠한 비판도 허용하지 않고 오로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가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다. 엉터리 선출직 평가부터, 비선에서 한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배제 여론조사, 멀쩡한 지역에 대한 이유 없는 전략 지역구 지정, 급기야 경선 배제까지 일관되게 ‘홍영표 퇴출’이 목표였다”며 “지금 많은 후보들도 원칙 없는 사당화를 위한 불공정 경선에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오늘 민주가 사라진 ‘가짜 민주당’을 탈당한다”며 “부당한 권력의 사유화와 사당화에 맞서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홍 의원은 당 밖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들과 함께 ‘민주연대(가칭)’를 출범시켜 총선을 치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내일(7일)부터 빠르게 (민주연대 출범) 일들을 진전시키려고 한다. 내일 민주연대가 만나고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 지어서 적어도 다음 주 초에는 진로나 해야 될 일들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민주연대에 함께 할 것으로 보이는 현역 의원은 홍 의원과 설훈 의원, 새로운미래의 김종민‧박영순 의원 등 4명이다. 또 홍 의원은 새로운미래와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놨다. 홍 의원은 이들과 민주연대를 결성한 후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구을에 출마할 계획이다.  

◇ ‘공천 파동’ 논란 소강 국면… 잡음은 ‘여전’

이러한 가운데 홍 의원의 탈당 이후 민주당 내의 ‘줄 탈당’ 움직임은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 의원도 현역 의원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기대는 하지 않는다. 현역 의원은 4명으로 이번 총선에 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잔류로 ‘공천 파동’ 논란이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있어 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임 전 실장이 고비였다”며 “공천 논란은 잦아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더해 공천 배제에 반발했던 기동민 의원도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경우에도 당과 함께 하겠다”며 당의 잔류를 선언했다.

또한 민주당의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아직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 지역구의 경선 결과 발표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들이 경선에 참여했던 만큼 탈당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다만 일부 지역 예비후보들이 당의 공천 결정에 반발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잡음은 계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이날 경기도 하남시 예비후보들은 하남시갑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하남시을에 민주당의 영입 인재인 김용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를 전략 공천한 것에 대해 항의하며 국회 앞에서 삭발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전략 공천 결정을 철회하고 경선 기회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민주당의 향후 과제는 공천 파동 논란으로 떨어진 당의 지지율을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이에 당내에선 ‘임종석 선거대책위원장 카드’가 나왔다.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민주당이 (임 전 실장을) 조금 더 크게 쓰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며 “선대위원장급으로 해서 전체 선거의 얼굴로 내세우면 그간의 갈등도 상당히 많이 봉합되는 카드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저는 좀 더 크게 쓰는 게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제안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