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월간 판매량 12위·11위… 6개월 연속 볼보에 밀려
임현기 사장, 취임 후 1년 6개월간 서비스센터 수 제자리

아우디의 판매량이 2개월 연속 10위권 밖을 맴돌고 있다. 사진은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아우디 A6 모델로, 지난 2019년 10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8세대 모델이다. 이후 약 5년 동안 부분변경도 거치지 않아 경쟁 모델 대비 상품성이 뒤처진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에 아우디 코리아는 올해 A6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투입할 계획이다. / 아우디
아우디의 판매량이 2개월 연속 10위권 밖을 맴돌고 있다. 사진은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아우디 A6 모델로, 지난 2019년 10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8세대 모델이다. 이후 약 5년 동안 부분변경도 거치지 않아 경쟁 모델 대비 상품성이 뒤처진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에 아우디 코리아는 올해 A6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투입할 계획이다. / 아우디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BMW·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독3사(독일자동차 브랜드 3사)’로 불리던 아우디가 2024년 들어 2개월 연속 판매량에서 수입차 업계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성적을 받아들었다. 뿐만 아니라 꾸준히 지켜오던 3위 자리도 올해는 사수가 어려워 보이며, 4위나 5위 쟁탈전 참전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아우디는 어쩌다 몰락을 길을 걷게 됐을까.

먼저 올해 1월과 2월 아우디의 판매실적은 각각 179대, 268대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실적을 집계하는 24개 브랜드 중 판매량 12위, 11위다. 1∼2월 누적 판매대수도 447대로 업계 1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우디의 실적 부진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9월 아우디는 월 판매량이 볼보자동차코리아에 뒤처지면서 월간 판매순위 4위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일시적인 부진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동년 10월과 11월에도 볼보에 밀리며 4위 자리에 머물렀고 12월에는 6위까지 떨어졌다. 이어 올해 들어서는 판매량이 폭락하면서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그나마 지난해는 1∼8월 기간 동안 볼보와 격차를 벌려둔 덕에 연간 누적 판매대수에서는 3위 자리를 사수했다. 하지만 올해는 1월과 2월 연이어 볼보와 렉서스, 포르쉐와 큰 차이를 기록해 3위 경쟁은 사실상 어려워진 모습이다. 2월말 기준 아우디의 누적 판매량은 447대에 불과한 반면 볼보와 렉서스는 1,926대, 1,917대로 약 1,500대 정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토요타·포르쉐와 비교해도 1,000대 이상이 차이난다.

아우디가 3∼4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기 위해서는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동안 매달 볼보와 렉서스 판매량을 150대 이상 앞서야 하는데 사실상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즉 올해 아우디는 4위나 5위 자리 사수도 요원한 상황이다.

아우디의 실적이 추락한 이유로는 대표적으로 △신차부재 △물량부족 △들쭉날쭉한 할인프로모션 3가지가 거론된다.

아우디의 베스트셀링 모델은 준대형 세단 A6다. 그러나 A6는 지난 2019년 10월말 8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 국내 시장에 투입된 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도 거치지 않고 올해 5년차에 접어들었다. 반면 경쟁사인 BMW와 벤츠는 각각 준대형 세단 5시리즈와 E클래스의 풀체인지 모델을 최근 투입했다. A6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된 모습이다.

여기에 독일 본사에서 한국 시장(아우디코리아)에 공급물량 등 지원을 줄이는 것으로 결정한 점도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고객들이 아우디 차량을 계약하더라도 독일 본사에서 한국에 물량을 적게 배정하면 집계되는 출고대수는 적을 수밖에 없다.

또한 들쭉날쭉한 할인프로모션으로 인해 일부 소비자는 할인율·할인금액이 줄어드는 경우 아우디 차량의 구매를 망설이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다시 할인프로모션 조건이 더 좋아질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서비스센터 증설에 미온적인 아우디코리아의 행보를 문제로 지적하기도 한다. 현재 아우디가 국내 파트너 딜러(판매·영업사)와 협업해 전국에 구축한 서비스센터는 39개인데, 이는 2022년 7월 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이 취임한 때와 동일하다. 사실상 1년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를 동안 서비스센터가 늘어나지 않은 셈이다.

아우디가 서비스센터 증설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임 사장이 부임한 후 아우디는 고진모터스와 함께 전남 목포지역에 서비스센터를 새롭게 오픈했으나, 다른 지역의 서비스센터가 폐점하게 되면서 전국의 서비스네트워크 수는 늘어나지 못했다.

반면 세일즈네트워크(판매점)인 신차전시장과 인증중고차전시장은 각각 3개, 2개 늘어났다. 신차 판매에만 열을 올리면서 기존에 아우디 차량을 구매한 고객들의 서비스센터 접근성을 개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기존 고객들이 차량 정비·소모품 교체 등 서비스 부분에서 불편을 느끼게 되면 재구매율이 떨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아우디코리아의 파트너 딜러사들도 상황이 악화되고, 결국 전시장 및 서비스네트워크 폐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아우디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고진모터스는 지난해 아우디의 부진에 실적이 내려앉았고, 결국 청주전시장을 폐점했으며 순천전시장도 올해 폐점하는 것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고진모터스는 목포·천안·수원 지역의 아우디 전시장도 정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업계에 따르면 또 다른 아우디 중소 딜러사인 유카로오토모빌도 상황이 좋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아우디가 단순히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시장을 확충하는 것이 아니라 딜러사와 협력하며 서비스네트워크를 증설해 기존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등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임 사장의 책임론이 계속해서 피어나는 가운데, 그가 침몰한 아우디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근거자료 및 출처
아우디 2월 판매실적
2024. 3. 6 한국수입자동차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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