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오프라인 유통시장과 온라인쇼핑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존 유통 강자였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소비침체와 불황에 위축된 가운데, 온라인 유통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올해는 특히 기업 간 연합 전선이 강해지면서 이커머스 시장 내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 그 양상에 이목이 쏠렸다.
◇ 이커머스 ‘멤버십 전쟁’… 소비자 “멤버십 가입 전보다 구매 횟수 늘어”
소비자데이터 조사기관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오프라인 소매시장 규모는 37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0.9% 줄어든 수준이다. 팬데믹 이후부터 성장폭이 둔화하던 오프라인 소매시장이 결국 지난해 전년대비 역성장한 것이다.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는 성장세를 유지했다. 연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최근 4년간(2021~2024년) 연평균 11%의 성장력을 보이며 242조원(2024년)의 규모를 달성했다.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팬데믹 기간 유입됐던 기존 고객 이탈을 막고 충성 고객을 늘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익일배송에서 새벽배송‧당일배송까지 편의성이 확대됐고, 최근에는 유료 멤버십 혜택을 기반으로 한 무료배송‧할인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7일 한국소비자원은 쿠팡‧네이버‧신세계 등 국내 이커머스 유료 멤버십 가입자 수 기준 상위 3개 멤버십 사용자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조사 대상 소비자의 69.9%는 멤버십 가입 전과 비교해 구매 횟수가 늘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쇼핑몰에서 월평균 7.6회 구매하고, 월 39만3,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장 많이 이용하는 혜택은 △쿠팡 ‘무료배송(99.6%)’ △네이버 ‘도착 보장 무료배송(87.6%) △신세계 ’G마켓‧SSG닷컴 등 할인쿠폰(93.2%)‘ 등으로 파악됐다. 만족도 측면에서는 △쿠팡의 ‘무료배송’ △네이버의 ‘패밀리 무료 적립(3.95점)’ △신세계의 ‘가입 리워드(4.06점)’ 등이 점수가 가장 높았다.
◇ 뭉치고 흩어지고… 올해 이커머스 시장에 ‘지각변동’ 있을까
올해도 이커머스 시장 내에선 각축전이 예고됐다. 특히 기업 간 결합하는 형태가 주목된다.
우선 신선식품 새벽 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는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 티몬 인수를 위해 ‘조건부 투자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4일 회생 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위한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오아시스를 선정해달라고 서울회생법원에 신청했고, 6일 법원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아시스의 티몬 인수가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다. 티몬 매각 주관사인 EY한영은 다음 주 중으로 매각공고를 내고 공개입찰을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아시스는 신선식품 직매입을 기반으로 설립 이후 12년간 흑자기조를 유지해 온 이커머스 업체다. 업계서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인지도가 다소 낮은 오아시스가 국내 이커머스 업계서 높은 인지도를 가진 티몬을 통해 시너지를 증폭시키려는 의도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에는 신세계그룹의 G마켓과 알리바바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G마켓은 싱글호밍 비중, 멤버십 서비스 가입 비율, 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쇼핑몰 변경 비중 등에서 쿠팡‧네이버의 뒤를 잇는 3위로 여겨진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과 네이버 양강 체제로 굳어지는 상황 속에서 시장뿐만 아니라 정부도 이들의 연합에 주목하는 이유다.
공정위는 “오픈마켓 시장에서 수평결합뿐만 아니라 간편결제(SSG페이‧스마일페이 등) 시장과 오픈마켓 시장에서의 혼합결합 등 다양한 결합유형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이번 기업결합이 향후 국내 이커머스 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성장으로 택배 업체들이 얻게 될 수혜에도 주목하고 있다. 자사 물류센터에서 자체적으로 배송을 진행하는 쿠팡과 달리 G마켓이나 알리익스프레스는 CJ대한통운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메리츠증권은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CJ대한통운은 지난해 3분기부터 G마켓 배송을 담당했고, 올해 1분기부터 SSG닷컴 물량 배송도 시작할 예정. 알리의 물동량 약 80%도 담당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알리는 자본력을, G마켓은 국내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해 이들 간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