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사의 10명 중 6명이 근무 환경에 불만족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 게티이미지뱅크
전국 교사의 10명 중 6명이 근무 환경에 불만족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전국 교사의 10명 중 6명이 근무 환경에 불만족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5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진행한 ‘교사 근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자기기입식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전국 교사 2,503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본적인 노동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교사의 10명 중 6명은 근무환경에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이같이 응답한 교사의 절반은 연가 등을 사용할 때 과도하게 구체적 사유 작성을 요구받았으며, 복무 결제 시 구두 결재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교사의 55%는 정서‧행동 위기 학생에 대한 과도한 책임을 교사가 홀로 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 교사의 10명 중 3명은 새로운 행정업무에 대한 지원 부족을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교육활동보다 행정업무가 우선시되는 현실을 지적한 교사가 65%로 나타났다. 교사의 수업권과 평가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응답도 47%에 달했다.

근무지 환경을 묻는 질문에 교사의 81%가 교권침해로부터 안전하게 보호 받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근무지 환경을 묻는 질문에 교사의 81%가 교권침해로부터 안전하게 보호 받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자율연수휴직‧교사연구년제 등의 제도가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64.2%였으며, 교권 침해로부터 보호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는 교사는 무려 80%에 이르렀다.

학급당 학생 수 과밀 문제도 거론됐다. 학급당 학생 수 26명 초과로 인해 수업과 생활지도가 어렵다고 49%가 답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측은 “교육 당국이 저출생을 이유로 교사의 수를 매년 3,000명 이상씩 줄이고 있지만, 환경이 개선되고 있지 않아 현장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년까지 교직을 유지하겠냐’는 질문에 61.7%의 교사가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교직을 유지하고 싶지 않은 이유로는 △아동학대 등 학부모 민원이 생길까 두려움 △체력적‧정신적으로 지금의 신체‧감정 노동을 감당할 자신이 없음 △수업에 전념할 수 없는 환경 △불필요한 업무와 처리 과정으로 효율성이 떨어짐 △악성민원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교육정책 △학부모의 교권 침해에 대한 우려와 평가에 대한 부담감 등의 의견이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측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교사들의 법적 권리가 현장에서 얼마나 보장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교직 지속 의사 및 근무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했다”며 “3분의 2에 달하는 교사들이 근무환경에 불만족하다고 답하는 현실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 이러한 상황이 교육의 질까지 저하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교육 당국은 명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