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한미 관세 협상 국면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 여부가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이 “우리 국민의 일방적인 희생을 전제로 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농산물 시장 개방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의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직접 언급하면서 우리 농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농산물 부분도 우리가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했다. 농산물 시장 개방 부문은 특히 민감한 부분이지만, 지킬 것은 지키는 수준에서는 전체 협상의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의 농산물 시장 개방을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각)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취재진을 만나 “한국은 시장 개방 의향이 있는 거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과 관세를 고리로 농산물 시장 개방 성과를 얻어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직접 언급하면서 우리 정부로서는 현실적으로 이 문제를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관세를 통해 자국 제조업을 부흥시키려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 압박은 ‘우회적 전략’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금융통상학과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관세를 올려서 수입을 줄여서 무역 적자를 개선해 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된다”며 “우리가 잘하는 서비스 하고 에너지, 농산물 이런 걸 상대국에 팔면 무역수지 개선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정부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내에선 농업 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통상 교섭이 진행되는 과정이라는 이유로 말을 아끼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전날(1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과 관련해 “모든 것이 열려 있는 엄중한 시기”라면서도 “얼마나 민감한 이슈인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특히 사과와 같은 과일과 소고기 수입이 확대될 경우 국산 농축산물의 경쟁력이 크게 위축되고 우리 농민들이 입게 될 피해가 치명적 수준에 이를 수 있다”며 “관세 협상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우리 국민의 일방적인 희생을 전제로 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농업과 농민의 생존권을 철저히 지켜 내겠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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