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일 전북은행장이 두 번째 연임 시험대에 오른다. / 전북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백종일 전북은행장이 두 번째 연임 시험대에 오른다. 임기 만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백 행장이 재선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연말 임기 종료… 두 번째 연임 시험대

금융권에 따르면 백종일 전북은행장의 임기는 올해 연말 만료된다. JB금융지주는 조만간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은행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백 행장은 대신증권, JP모건, 현대증권 등을 거쳐 2015년 전북은행에서 합류한 외부영입 인사다. 이후 여신지원본부 부행장, JB자산운용 대표, 프놈펜상업은행장을 지낸 뒤 2023년 1월 전북은행장에 올랐다. 백 행장은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을 통해 실적을 견인한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 임기 1년을 추가 부여 받은 바 있다. 

그가 또 다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먼저, 올해 3분기까지 실적을 살펴보면 세부 수익성 및 건전성 지표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JB금융지주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전북은행의 3분기 누적 총영업이익은 4,714억원으로 전년보다 1.3% 줄었다.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4% 증가했지만 비이자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총영업이익이 뒷걸음질쳤다. 전북은행의 3분기 누적 기준 비이자이익은 169억원의 적자를 냈다. 

여기에 판매관리비 부담 등도 소폭 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1.2% 감소한 1,835억원에 그쳤다. 별도기준 전북은행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6% 감소한 1,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연결기준 순이익은 전년보다 3% 증가한 1,784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전년 대비 하락했다. ROA는 0.77%로 전년 동기(0.88%) 대비 0.11%p(퍼센트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ROE는 9.20%로 전년 동기(11.02%) 보다 1.82%p 낮아졌다. 

◇ 둔화된 실적·높은 예대금리차 부담 

자산건전성 지표도 전년보다는 악화됐다. 3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3%로 전년 동기(0.68%) 보다 0.25%p 올랐다. 전분기(0.89%) 대비로도 오름세를 보였다. 연체율은 1.27%로 전년 3분기(0.78%)보다 상승세를 보였다. 

자본건전성 지표는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 BIS비율은 16.25%로 전년 대비 2.15%p 올랐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전년보다 1.87%p 개선된 15.60%를 기록했다. 다만 세부적인 수익성 지표와 건전성 관리에선 아쉬움을 남긴 모습이다. 

여기에 높은 예대금리차 문제도 백 행장이 마주한 또 다른 부담 요인이다. 예대금리차(예대마진)는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수치다. 이 수치가 클수록 은행은 마진을 많이 남기게 된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과도한 ‘이자장사’를 막기 위해 2022년부터 은행권의 월별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를 도입했다. 전북은행은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으로 꼽혀왔다. 이에 대해 전북은행 측은 중저신용자 비중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과도한 예대마진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반복돼왔다. 

백 행장 체제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9월 기준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전북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는 6.54%에 달한다. 이는 공시대상 은행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해당 수치는 지방은행 업권으로 범위를 좁혀도 압도적으로 높다. 전북은행을 제외한 지방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1~3%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북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광주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는 3.01%다.  

전북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는 올해 2일 8.45% 치솟았다가 6월 5.94%까지 낮아졌으나, 7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서민의 시름이 높아진 만큼 전북은행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는 실정이다. 이러한 비판은 백 행장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캄보디아, 프린스그룹과 대규모 자금 거래 도마 위 

전북은행은 프린스그룹과 대규모 자금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도마에 올랐다. / 전북은행
전북은행은 프린스그룹과 대규모 자금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도마에 올랐다. / 전북은행

여기에 지난달 국정감사 기간엔 전북은행의 캄보디아 현지법인이 범죄조직으로 지목된 프린스그룹(Prince Group)과 대규모 자금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을 사기도 했다. 

지난달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공받아 공개한 ‘국내 금융업권 캄보디아 프린스 및 후이원그룹 거래 내역’ 자료에 따르면 9월말까지 국내 5개 은행이 프린스그룹과, 1개 은행이 후이원그룹과 금융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은행 5곳의 금융거래액은 총 2,146억8,600만원에 달했다. 5개 국내은행별 프린스 그룹간 금융 거래 규모를 살펴보면 지난 2019년 12월부터 프린스 그룹이 정기성 예금을 예치해 온 전북은행이 거래 건수 51건, 거래금액 총 1,252억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북은행 측은 프린스그룹에 7억870만원의 이자를 지급한 것으로 추산됐다.

아울러 전북은행은 후이원그룹이 2018년 8월 개설한 당좌예금 1건도 보유 중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후이원 그룹은 가상자산 자금 세탁 의혹을 받고 있는 곳이다. 

국내 은행들은 국제사회 제재에 따라 프린스그룹 자금을 자체 동결한 상태다. 다만 국내 은행이 범죄 조직의 자금 세탁 통로로 활용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면서 내부통제 이슈가 불거졌다. 

아쉬운 실적과 각종 이슈로 백 행장의 연임가도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진 모습이다. 과연 일련의 이슈를 딛고 재선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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