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현역 최고령 배우로 활동해 온 이순재가 오늘(25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91세.

연예계에 따르면 이순재는 이날 오전 눈을 감았다. 지난해 말 건강 악화로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치료와 회복에 전념했던 고인은 끝내 영면에 들었다. 아직 빈소는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그는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배우 활동을 시작한 뒤 지난해까지 한 해도 쉬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며 평생을 배우로 살아왔다. 영화와 드라마, 연극 무대를 넘나들며 끝까지 연기를 향한 애정과 열정을 잃지 않았다.

1956년 드라마 ‘나도 인간이 되련가’에 출연하며 매체로 활동 반경을 넓힌 뒤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허준’ ‘이산’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등을 통해 젊은 시청자들에게도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세대와 장르를 초월한 ‘국민 배우’로 명성을 얻었다. 

지난해 말 K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개소리’로 대상을 수상하며 ‘역대 최고령 대상’ 기록을 세웠고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늙은 부부 이야기’ ‘장수상회’ ‘앙리 할아버지와 나’ ‘리어왕’ 등 무대 활동도 왕성하게 이어가며 끝까지 현역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굳건히 했다. 이러한 열정으로 수많은 후배 배우들의 존경과 귀감이 돼왔다.

연기 활동 외에도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다. 최근까지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쳤다. 1992년에는 제14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민자당 부대변인과 한일의원연맹 간사 등을 역임했다. 

세대를 잇는 작품들과 진심 어린 연기로 한국 대중문화에 깊은 발자취를 남긴 고(故) 이순재. 그의 이름과 연기는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