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부문 강세 두드러져… 로밍·단말기 판매 저하는 ‘걸림돌’

지난 3월 절정을 이뤘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대확산 사태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IPTV 등 일부 부문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는 등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시사위크DB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통신 3사의 1분기 성적표가 모두 나왔다. 지난 3월 절정을 이뤘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대확산 사태에도 불구하고 일부 부문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는 등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산의 진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해외 상황으로 인한 로밍 매출 급감과 통신 단말기 판매량 저하 등은 뼈아프다. 여기에 ‘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 확산’ 사태까지 겹치면서 2분기 실적을 낙관하긴 이른 상황이다.

◇ 영업익·순이익 모두 증가세 보인 LG유플러스 ‘눈길’

먼저 SK텔레콤은 지난 7일 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1분기 매출 4조4,5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4조3,349억원) 대비 2.7% 증가한 규모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감소세를 보였다. 1분기 영업이익은 3,020억원으로 전년 동기(3,226억원) 대비 6.4%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068억원으로 전년동기(3,736억원) 대비 17.9% 감소했다.

이어 1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KT도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KT는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은 5조8,317억원, 영업이익은 3,8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동기(5조8,344억원)와 거의 차이가 없었으며 SK텔레콤, LG유플러스를 포함한 국내 통신 3사 중 매출 부문 1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4,021억원) 대비 4.7%, 순이익은 전년동기(2,598억원) 대비 12.8% 감소했다.

반면 지난 8일 실적을 발표한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의 1분기 매출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3조2,866억원으로 전년동기(2조9,375억원) 대비 11.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1,971억원) 대비 11.5% 증가한 2,198억원을, 순이익은 전년동기(1,326억원) 대비 12.2% 증가한 1,488원으로 집계됐다.

통신 3사 중 가장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고 평가받은 LG유플러스는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모바일과 IPTV, 초고속인터넷에서 순증 가입자 1위를 기록하며 지속 성장했다”며 “이와 더불어 지난해 말 인수한 CJ헬로(현 LG헬로비전)과의 시너지 및 실내 활동 증가에 따른 모바일 소액결제, VOD 매출과 IDC 고객 수요 증가 등 언택트 관련 사업이 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통신3사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비교적 잘 버틴 것은 ‘집콕족’이 증가함에 따라 게임, 증강·가상현실(VR, AR)서비스 이용, IPTV 등 ‘언택트’ 서비스 확산에 따른 수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3사 모두 IPTV의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LG유플러스

◇ 코로나19에도 선방한  통신 3사… IPTV부문 강세 두드러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비교적 잘 극복했다는 것이 통신업계 관계자과 금융권 관계자들의 평가다. 타 산업에 비해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에 유리해 코로나19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고, 오히려 ‘집콕족’이 증가함에 따라 게임, 증강·가상현실(VR, AR)서비스 이용, IPTV 등 ‘언택트’ 서비스 확산에 따른 수혜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IPTV의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IPTV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 매출은 8,23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2%가량 증가했다. 다만 SK텔레콤 관계자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 사업부문을 제외한 IPTV 별도 매출의 경우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KT 역시 IPTV부문 1분기 매출은 4,17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 성장했다. LG유플러스도 기본료, VOD 수익 등이 증가해 IPTV부문에서 전년동기 대비 12.4% 상승한 2,81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누적 가입자 수도 10.8% 증가한 459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7일 보고서를 통해 “SK텔레콤의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 영향이 있었음에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며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1분기 5G가입자 순증 둔화 및 로밍 매출 감소 등의 영향이 있었으나 비용 효율화를 통해 매출 감소를 극복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8일 LG유플러스 실적 분석 보고서에는 “코로나19의 확산 영향으로 신규 5G단말 판매에 부정적 영향이 있었으나 1분기 5G가입자 수가 전 분기와 동일한 증가세를 유지했다”며 “5G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 경쟁이 줄고, 지난해 말부터 비용 효율화 노력이 지속되고 있어 올해 이익 개선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14일 KT 실적 분석 보고서에서는 “KT의 경우 본격적인 무선 수익 성장세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되며, 2분기에 국내 중저가 5G스마트폰들이 연달아 출시되고 비용경쟁 안정화가 되고 있어 마케팅 비용부담이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봤다.

통신3사 모두 비교적 코로나19 사태를 선방한 것은 사실이나 2분기 실적도 선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여전히 해외에서는 코로나19가 활개를 치고 있는 상황이기에 당분간 해외여행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 로밍 서비스 사업 매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뉴시스

◇ 로밍·단말기 판매 저하는 ‘걸림돌’… 통신3사, 5G가입자 수 목표 하향 조정도

다만 통신 3사가 2분기 실적도 선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타 산업에 비해 피해가 비교적 적다는 것일 뿐,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 유럽, 인도, 동남아 등지에선 여전히 코로나19가 활개를 치고 있는 상황이기에 당분간 해외여행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 로밍 서비스 사업 매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확산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제2차 대확산으로 이어질 경우,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는 단말기 시장이 다시 한 번 얼어붙을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현상은 지난 3월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판매량에도 큰 영향을 미친 바 있다. 통신업계와 스마트폰 업계에서 큰 흥행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던 갤럭시S20은 첫날 개통량 7만800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3월 출시된 갤럭시S10의 첫날 개통량인 약 14만대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스마트폰 등 5G 단말기 보급이 둔화되면서 5G가입자 수 역시 줄어들자 통신 3사는 1분기 5G가입자 목표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까지 5G 가입자는 265만명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기존 전망보다 10~15%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에 따라 올 연말 5G가입자 수는 지난 연말 발표했던 600~700만명보다 10~15%가량 낮은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혁주 LG유플러스 CFO 역시 컨퍼런스콜에서 “결과적으로 전년도 예측보다 가입자 비중 전망치가 소폭 하향됐다”고 전했다.

윤경근 KT CFO도 13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연말 핸드셋 기준으로 5G 보급률이 25~30%로 예상했으나 30% 달성은 어렵고, 25% 정도로 봐야 할 듯하다”며 “연초 예상한 성장률보다 낮아질 수는 있지만 5G 단말기 라인업의 다양화로 하반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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