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춘호 예림당 회장이 종속 자회사의 부진으로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아동출판사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예림당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첫 영업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예림당은 본업인 출판업의 성장세가 신통치 못한데다, 항공 계열 종속 자회사의 경영난이 겹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표이사로 전격 복귀한 지 2년째에 접어든 나춘호 회장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 항공사업 부진에 흔들리는 예림당 

예림당은 1973년 설립된 국내 굴지의 아동도서 출판 전문기업이다. 인기 학습만화인 ‘와이(Why)?’ 시리즈 출판사로 유명한 곳이다. 창업자인 나춘호 회장은 국내 출판업계에선 1세대격 인사로 통한다. 예림당은 큰 파고 없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여 왔지만 지난해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예림당은 지난해 연결기준 247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이는 전년(422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선 실적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역시 49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실적을 냈다. 매출액은 8,35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7,611억원) 보다 9.8% 늘었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작년 실적 악화는 주요 종속 자회사의 부진이 원인이었다. 예림당은 자회사인 티웨이홀딩스를 통해 티웨이항공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들은 모두 부진한 실적을 냈다. 

티웨이홀딩스는 건설용 PHC파일 및 반도체 패키징 사업을 영위하는 곳으로 티웨이항공 지분 58.32%를 보유하고 있다. 티웨이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477억원의 당기손손실을 냈다. 자체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자회사인 티웨이항공의 실적 악화가 연결 실적에 타격을 줬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430억원 가량의 당기순손실을 낸 바 있다. 결국 티웨이항공의 부진이 예림당 실적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유가 및 환율 상승과 일본 불매운동 등에 따른 업황 악화로 대규모 적자를 냈다. 

저비용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은 예림당이 2012년 인수한 곳이다. 출판업에서 한우물만 파던 예림당은 나춘호 회장의 장남인 나성훈 부회장의 지휘 아래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나춘호 회장은 2005년 경영 바통을 아들에게 넘기고 13년간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다. 이 시기에 경영 전면에 나선 나성훈 부회장은 신사업 개척에 나섰다. 티웨이항공 인수를 기점으로 예림당의 연결 매출은 급격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예림당의 연결 기준 매출의 대부분은 항공사업 부문이 책임지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항공사업이 업황 부진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예림당도 난관에 봉착한 모습이다. 특히 올해 항공업계는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더 큰 위기를 맞이한 처지다. 1분기 티웨이항공은 348억원의 적자를 낸 상태다. 이에 티웨이홀딩스도 비슷한 규모의 적자를 냈고 예림당도 마찬가지였다. 

◇ 본업인 아동도서 출판사업 매출도 감소세  

여기에 티웨이홀딩스는 최근 업황 악화를 이유로 반도체 사업부문에 대해선 영업중단도 선언했다. 티웨이홀딩스는 “티웨이항공의 항공운송사업 및 PHC 파일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종식 시기를 예측키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면 당분간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나춘호 회장의 한숨도 깊어질 전망이다. 그는 2018년 8월 예림당의 대표이사로 전격 복귀했다. 나 회장의 취임한 이듬해 예림당은 항공사업 부진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그가 집중하고 있는 출판사업 부문도 성장세가 신통치 못한 실정이다.

지난해 예림당의 별도기준 실적은 부진했다.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예림당은 13억원의 당기손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84억원으로 전년 동기(230억원) 대비 20% 가량 감소세를 보였다. 1분기에도 이러한 매출 감소세는 이어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가도 신통치 못한 모습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예림당의 주가는 1년 새 5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지난해 6월 28일 종가 기준 4,760원이던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하더니 최근엔 2,100원대 선을 형성하고 있다. 6월 30일 종가기준으로는 예림당은 2,15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과연 이 같은 위기 속에서 나 회장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