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춘호 회장의 성공신화를 상징하는 예림당이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나춘호 회장의 성공신화를 상징하는 예림당이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출판업과 항공업을 아우르는 예림당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티웨이항공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직격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본업인 출판업 또한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출판업으로 시작해 항공사까지 품은 ‘성공신화’의 주인공인 나춘호 회장의 자존심과 위상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

◇ 티웨이항공 부진 속 예림당 본업도 ‘흔들’

1973년 나춘호 회장이 설립한 예림당은 아동서적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2001년부터 선보인 학습만화 ‘Why?’ 시리즈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2009년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후 예림당은 2012년 코스피상장사 아인스(현 티웨이홀딩스)를 인수하고, 이듬해인 2013년엔 LCC 티웨이항공까지 품으면서 출판을 넘어 건자재 및 항공 부문으로 보폭을 넓히고 덩치도 키웠다. 예림당은 2012년까지만 해도 500억원대 수준이었던 연간 매출액이 2013년 1,300억원대로 껑충 뛰었고, 2019년엔 8,300억원대에 이르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그런데 예림당의 최근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뚜렷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예림당은 2019년 8,35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연결기준 매출액이 지난해 2,935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또한 줄곧 이어져온 흑자 흐름이 2019년 246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하더니 지난해에는 1,741억원으로 그 규모가 크게 불어났다.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예림당은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1,653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 중인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8% 줄어든 수치다. 또한 이 기간 1,182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이 쌓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5.8% 늘어난 것이다. 즉, 매출은 줄고 적자규모는 증가하는 최악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실상 지주사 성격을 지니고 있는 예림당은 티웨이홀딩스와 티웨이항공, 티웨이에어서비스 등을 연결대상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다. 이들 계열사의 실적이 예림당의 연결기준 실적에 반영되는데, 그중에서도 티웨이항공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그런데 티웨이항공은 지난해부터 불거진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예림당 역시 그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예림당의 본업 또한 신통치 않다는데 있다. 출판업을 영위하고 있는 예림당은 별도기준 실적에서도 뚜렷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2014년 456억원이었던 별도기준 연간 매출액이 2015년 253억원으로 뚝 떨어졌고, 2016년 356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이후 △2017년 263억원 △2018년 229억원 △2019년 183억원 △2020년 167억원으로 하락했다. 

별도기준 영업이익 역시 2012년 127억원에 달했던 것이 △2013년 83억원 △2014년 89억원 △2015년 17억원 △2016년 54억원 △2017년 18억원 △2018년 2억원으로 감소하더니 2019년엔 9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는 다시 35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기며 반등했지만 올해는 다시 부진한 모습이다.

예림당은 올해 3분기까지 별도기준 107억원의 누적 매출액과 7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11.1%, 영업이익은 70.7% 감소한 것이다.

물론 예림당의 별도기준 실적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이는 예림당의 근간이자 나춘호 회장의 성공신화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지니는 의미는 상당하다. 나춘호 회장의 자존심 및 위상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 사안인 셈이다.

우울한 실적 속에 연말을 맞게 된 예림당이 언제쯤 반전의 신호탄을 쏘게 될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