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23일 오전 금융투자협회 기자실에서 펀드업계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금융투자협회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금융투자협회와 펀드업계가 최근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23일 오전 11시 협회 6층 기자실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펀드 환매연기 사태 등으로 촉발된 사모펀드 시장 전반의 신뢰 훼손 문제에 대해 업계의 입장과 각오를 표명했다. 이날 간담회엔 자산운용사 의장단 등 운용사, 펀드판매사, PBS, 사무관리사 및 펀드평가사 대표이사 및 협회장 등 주요 인사가 함께 자리했다.  

나 회장은 “지난해 중반부터 불거진 DLF 사태,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연기 사태 등으로 인해 사모펀드 시장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와중에, 최근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까지 발생한 것에 대해 협회장으로서 마음이 너무 무겁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사모펀드를 포함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투자해 주신 투자자 및 국민 여러분께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사과했다. 

나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사모펀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작용들을 해소하고, 투자자보호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나 회장은 사모펀드 사태 재발 방지 대책으로 △금융당국 제도 개선 등에 적극 협조 △내부통제·준법감시 기능 강화 △불완전 판매 방지 노력 △자기혁신과 자정노력 지속 등을 내세웠다. 이는 운용사 사장단 및 임원회의, 판매사‧사무관리사 등 관련 회사들과의 수차례 회의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총의를 모아 수립된 입장이다.  

나 회장은 “조만간 시작하는 (당국의) 사모펀드 전수조사에 적극 협조해 문제가 있는 펀드를 조기에 찾아내고, 추가적인 투자자 피해 발생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며 “전수조사뿐만 아니라, 사모펀드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정책당국 및 감독당국의 각종 대책 및 조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펀드업계는 사모펀드 운용에 있어서의 내부통제와 준법감시 기능을 스스로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는 등 투자자 및 펀드재산 보호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금투협은 업무매뉴얼 배포, 온라인 기반의 내부통제 우수사례 공유 등을 통해 업계 역량 강화 및 준법의식 강화에 힘쓸 방침이다. 

불완전 판매 근절 각오도 다졌다. 펀드업계는 판매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판매절차 강화 및 사모펀드 판매 이후의 사후관리에도 만전을 다하기로 했다. 나 회장은 “이러한 노력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업계 모두 자기혁신과 자정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현재까지 운용사 등 100개에 달하는 회사가 이날 입장 표명에 동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나 회장은 준법 경영원칙을 확립하겠다고 각오를 다지면서 사모펀드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나 회장은 “그간 사모펀드는 바이오 및 의료, 소재‧부품‧장비, 자율주행차량과 인공지능 등 최첨단 분야로서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혁신기업을 성장시켜 왔다”면서 “사모펀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거두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는 불합리한 관행을 되돌아보고 사모펀드가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아, 사모펀드의 순기능을 극대화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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