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독재′ 발언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격”이라며 맹비난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발언에 격한 반응을 보이는 데 대해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격”이라고 쏘아 붙였다. 윤 총장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이 의원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의 신임검사 임명장 수여식 발언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관점에서 보면 진부하다 싶을 정도로 당연한 말”이라며 “그런데도 여당에서 발끈하고 나선 것은 한마디로 자업자득이고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윤 총장은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검사는 언제나 헌법적 가치를 지킨다는 엄숙한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윤 총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여권에서는 즉각 반발했다. ‘검찰이 정치를 한다’는 지적에서부터 ‘반정부 투쟁’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5일)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제는 물러나야 한다”라며 윤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날(6일) 민주당에서는 윤 총장의 해임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여당이 윤 총장의 발언을 참지 못하고 발끈하는 것은 문재인 정권이 하는 양태를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며 “국회를 통법부, 거수기로 만들었다. 법과 원칙을 헌신짝처럼 버려 의회민주주의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87년 민주화 이후 민주적 관행과 전통도 모조리 말살됐다. 선거로 탄생한 정부라는 정당성만 있을 뿐, 권력 행사의 절차적 정당성은 사라진 지 오래”라며 “이런 상황에서 뜨끔해서 반발하는 걸 보면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을 아직 살아있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해도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하다”고 비꼬았다.

이 의원은 “촛불정신이 자신들만의 것인 양 훔쳤고, 남북 정상이 만나기만 하면 곧바로 평화가 올 것처럼 선전하며 표심을 훔쳤다”며 “국민에게서 더 나은 내일에 대한 희망을 빼앗고, 열심히 일하면 집 살 수 있다는 기대도 빼앗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이 지극히 당연한 말을 강조해야 하는 나라, 그리고 그것이 국민의 관심사가 되고 정치적 공방이 되는 나라, 분명 정상적인 나라는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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