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가 이달 부터 기존 '미샤' 매장을 리뉴얼 해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미샤플러스'. / 에이블씨엔씨
에이블씨엔씨가 이달 부터 기존 '미샤' 매장을 리뉴얼 해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미샤플러스'. / 에이블씨엔씨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에이블씨엔씨가 뷰티 시장을 호령했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원 브랜드에서 탈피한 멀티 브랜드숍으로의 전환을 가속화 하며 코로나19 시대 속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 ‘원 브랜드’ 탈피 속도 내는 미샤의 속사정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미샤 매장을 리뉴얼한 ‘미샤플러스’로 반격을 노린다. 에이블씨엔씨가 이달 초부터 선보인 미샤플러스는 기존 미샤 매장에 타사 브랜드를 입점 시킨 게 특징이다. 점포 이름 그대로 미샤에 타 브랜드가 더해진 멀티 브랜드숍을 표방하고 나섰다.

이미 에이블씨엔씨는 명동 메가스토어와 홍대점 등 100여개의 미샤 매장을 미샤플러스로 전환시켰다. 비교적 이른 시일 안에 리뉴얼을 단행할 수 있었던 건 철저히 효율화에 방점을 뒀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간판은 기존의 것에 ‘+PLUS’만 새롭게 부착됐을 뿐 눈에 띄는 변화를 찾기 힘들다. 제품 구색에 있어서도 라포티셀, 스틸라, 부르조아 등 23개 브랜드를 새롭게 입점 시키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

이는 에이블씨엔씨가 지난해 중순 선보인 ‘눙크’와 차별화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에이블씨엔씨의 ‘탈미샤’ 신호탄격이었던 눙크가 취급하는 타사 브랜드 수는 200여개에 달한다. 주객이 전도되지 않는 수준에서 ‘적과의 동침’에 나선 미샤플러스로 회사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눙크는 완전한 형태의 멀티 브랜드숍으로 드럭스토어와 정면승부를 펼치는 구도다.

그러나 좌우 양쪽에 새로운 성장 엔진을 부착한 에이블씨엔씨의 재도약 여부는 불투명하다. 눙크 효과를 보며 반등의 기미를 보였던 에이블씨엔씨가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또 다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000억대 매출을 회복하며 영업 흑자를 실현한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다시 적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분기 122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에이블씨엔씨는 2분기에만 224억원의 손실을 안았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612억원에 그쳤다. 총 19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던 2018년 사업년도의 반기 실적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등 대기업 계열의 로드숍들도 부진 탈출 해법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중견 업체들이 힘을 발휘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지적이다.

미샤와 동급으로 평가되는 로드숍들은 상반기 줄줄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침체에 빠진 업계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미샤와 함께 로드숍 전성기를 누린 ‘잇츠한불’(잇츠스킨)의 2분기까지 누적 영업익(24억)은 전년 대비 70%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1억원 적자를 남겼던 ‘토니모리’는 올해 150억원의 영업 손실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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