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이 이명재 전 알리안츠생명보험 대표(사진)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롯데손해보험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2년 연속 적자 실적을 낸 롯데손해보험(이하 롯데손보)이 사령탑 교체를 전격 결정했다. 최원진 현 대표이사가 사임한 가운데 이명재 전 알리안츠생명보험 대표가 새 수장으로 발탁됐다. 

◇ ‘2년 연속 적자’ 롯데손보 대표이사 전격 교체

롯데손보는 지난 15일 이명재 전 알리안츠생명보험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롯데손보는 이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해 이 같은 인사를 결정했다. 롯데손보는 이달 말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이명재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최원진 대표는 취임 1년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최 대표는 롯데손보의 대주주가 롯데그룹에서 JKL파트너스로 변경된 직후, 롯데손보의 수장에 올랐던 인사다. 그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사무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서기관을 거쳐 국제통화기금 자문관, JKL파트너스 전무 등을 역임한 후, 2019년 10월 롯데손보에 대표이사에 선임된 바 있다. 재임 기간 동안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등 사업효율화에 힘을 쏟은 최 대표는 이번에 중도 사퇴 수순을 밟게 됐다. 

롯데손보 측은 최 대표의 사퇴 배경에 대해 “가치 제고(Value-up) 전략 수립과 체질 개선 작업을 마무리하고, 2020년 대규모 자산손상과 RBC비율 하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대표이사 깜짝 교체 배경에 지난해 실적 이슈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166억원, 영업손실 208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 실적을 냈다. 이에 대해 롯데손보 측은 “자동차보험 및 장기저축성보험 축소에 따라 매출액이 줄었고, 코로나19로 인한 투자자산 손상 반영으로 손실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롯데손보는 작년 3분기까지 흑자 기조를 이어왔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에 항공기, 해외부동산 및 SOC 투자 자산에서 발생한 일회성 자산손상 1,590억원을 인식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손보는 이 같은 이슈를 제외하면 회사의 사업 경쟁력과 기초체력은 강화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자산손상차손 규모가 예상치를 상회하는데다, 추가부실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며 롯데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IFSR) 신용등급과 후순위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또한 한국신용평가는 지급여력(RBC)비율 등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높아졌다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새 선장에 알리안츠생명 대표 출신 발탁… “선진 보험경영기법 익힌 전문가”

이에 롯데손보는 대표이사 교체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는 이번에 글로벌 보험사에서 경험을 상당히 쌓은 인사를 영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롯데손보는 이 내정자에 대해 “2013년부터 3년간 알리안츠생명 대표를 역임하는 등 글로벌 보험 금융 대기업인 알리안츠그룹에서 13년간 선진 보험경영 기법을 익힌 보험 전문가”라며 “회사의 가치 제고(Value-up) 전략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이 내정자는 1967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라큐스대학교(Syracuse University)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럿거스대학교 법학대학원(Rutgers University School of Law)을 졸업한 뒤, 뉴욕 및 뉴저지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 내정자는 한국휴렛팩커드 법무 헤드를 거쳐 2003년 알리안츠생명보험 입사해 법률고문·경영지원실장·부사장 직을 지냈다. 이후 알리안츠그룹 아태지역본부 총괄 임원을 지낸 뒤, 2013년부터 2016년 1월까지 알리안츠생명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다.  

롯데손보 측은 이 내정자에 대해 “오랜 기간 글로벌 보험그룹의 아시아·태평양 헤드와 한국 대표를 역임하면서 보여준 리더십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보험서비스 제공과 디지털 전략의 실현을 통해 롯데손보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이라며 기대를 보냈다.

과연 새 선장 체제를 맞이하게 된 롯데손보가 지난해 부진을 딛고 날개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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