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왼쪽) 서울시장 후보,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 참석, 현수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야권이 23일 단일후보로 오세훈 후보를 선출함에 따라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박 후보와 오 후보의 맞대결이 펼쳐지게 됐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왼쪽) 서울시장 후보,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 참석, 현수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야권이 23일 단일후보로 오세훈 후보를 선출함에 따라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박 후보와 오 후보의 맞대결이 펼쳐지게 됐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야권이 23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후보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선출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박영선 후보 측도 본격적으로 본선 대응 체제로 전환했다.

민주당과 박영선 후보 측에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정 경험이 있다는 점과 중도층 공략에 경쟁력을 보인다는 점에서 긴장감도 감지된다.

박영선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제게도 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세훈 후보가 상당히 이길 것으로 예측했는데 그대로 됐다. 나경원, 안철수를 차례로 떨어뜨린 것은 야권 지지자들이 나름대로 정교한 선택을 해왔다고 본다”면서 “어려운 상대와 맞붙게 됐지만, 본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박영선 후보와 막상막하의 경쟁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박 후보 측은 오세훈 후보가 2011년 서울시장 재선 시절 전면 무상급식을 반대하며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자진 사퇴했던 전력과 내곡동 ‘셀프보상’ 의혹을 집중 부각해 총공세를 쏟아부었다.

박영선 후보는 오 후보와의 대결 구도를 ‘미래와 실패한 과거와의 대결’로 규정했다. 오 후보의 내곡동 의혹 관련 해명도 ‘거짓말’로 규정하며 ‘거짓말 시장’이라는 프레임도 동원했다.

◇ ‘오세훈 시장 사퇴 전력’과 ‘내곡동 의혹’에 화력 집중

박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실패한 시장, 거짓말하는 시장이냐, 미래를 말하는 박영선이냐로 이제 구도는 확실해졌다”면서 “서울의 미래 박영선 시장이냐, 낡고 실패한 시장이냐의 구도”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 측 박성준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말 많고, 탈 많던 야권 후보단일화가 오세훈 후보로 결정됐다”며 “‘오세훈 게이트’에 대해서도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 대변인은 “오세훈 후보는 시장 재직 시절에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새롭게 ‘보금자리 주택지구 신청’을 해 자신의 배우자와 처가에게 36억원의 보상금을 챙기게 해줬다”며 “아이들 밥그릇은 차별하고, 식구들의 보상금은 꼼꼼하게 챙겼다”고 주장했다.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오 후보의 내곡동 의혹에 대해 “오 후보의 거짓말을 입증할 증거 자료는 차고도 넘친다”면서 “MB(이명박) 아바타다운 거짓말 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오세훈 후보의 본선 진출에 긴장감을 표출하면서도 최근 그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며 박영선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일시적인 단일화 효과'라며 평가절하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이번 보궐선거는 내오엘박(내곡동땅 오세훈, 엘시티 박형준) 선거가 되었다”며 “이제 단일화쇼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일화 효과는 이미 피로도가 쌓여 그다지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후유증도 있을테고, 내리막길 조심하시라”라고 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자신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선거전이 ‘네거티브전’으로 너무 치우쳐서는 안된다는 경계심도 표출되고 있다.

송영길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들도 상대방에 대한 비판에만 의존해서 선거를 치러서는 안 된다”며 “박영선 후보는 중소벤처기업 장관으로서 중소상공인들을 위한 여러 가지 좋은 정책을 펴서 많은 호평을 받았다”면서 박 후보의 정책적 강점 부각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 그룹에서도 민주당이 네거티브전에 집중하는 게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YTN에 출연해 민주당이 오 후보의 내곡동 의혹에 대해 공격을 집중하는 것과 관련 “국민들은 오히려 자꾸 부동산 문제를 가지고 거론하면 거론할수록 민주당을 연상하게 된다”며 “박영선 후보는 여러 가지 정책적 사안을 가지고 행보를 하고 있는데 그걸 오히려 반감시킬 요인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물론 네거티브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있겠으나 이제 여야 모두 단일후보가 결정이 됐기 때문에 여당도 현재에 있는 상황에서 전략적 기술을 바꿀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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