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한샘 인수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롯데·한샘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롯데쇼핑이 한샘 인수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항후 사업적 시너지 효과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한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에 투자하는 사모집합투자기구(PEF)에 유한책임사원으로 참여한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롯데쇼핑은 IMM PE가 신설하는 신규 사모펀드(PEF)에 2,995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인수에 참여한다.

앞서 IMM PE는 7월 14일 한샘 지분 30.21% 및 경영권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인수 자금 확보 차원에서 전략적 투자자를 구해왔다. 롯데쇼핑은 한샘 경영권 인수를 위해 설립되는 PEF에 단일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IMM PE는 한샘 지분 약 30%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1조3,000억~1조5,000억원에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PEF에 2,995억원을 출자해 5~6% 가량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IMM PE와 롯데쇼핑 측의 세부적인 투자 협약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롯데쇼핑이 IMM PE와 우선매수권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즉, IMM PE가 한샘 보유 지분을 매각할 때, 롯데쇼핑이 우선매수권을 갖고 한샘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협의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 측의 한샘 인수 시, 사업적 시너지 효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증권업계에서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놓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한샘의 M&A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경우, 롯데쇼핑은 가전 플랫폼인 롯데하이마트 및 유통 채널과 시너지 연계의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한샘이 보유한 방배동 사옥 가치 약 5,000억원 등에 근거할 때 이번 인수 가격은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며, 롯데 유통BU 가치 상승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너지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롯데쇼핑은 대형마트·가전양판·백화점·홈쇼핑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샘과 시너지를 추구할 수 있고 그룹 차원에서는 건설 등과도 협업이 가능하다”면서도 “시너지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부엌가구, 인테리어 시장 재편이 2015년 전후 마무리되면서 성장이 정체된 상태이고, 리바트를 인수한 현대백화점 그룹(현대그린푸드), 까사미아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이마트) 역시 이렇다 할 시너지나 실적을 내고 있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쇼핑의 한샘 지분 인수 투자는 최근 한 가지 복병을 만났다. 최근 한샘의 2대 주주인 미국계 헤지펀드 테톤 캐피탈 파트너스 엘피(Teton Capital Partners, L.P)는 이번 M&A를 반대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테톤 캐피탈 파트너스 측은 조창걸 명예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5인을 상대로 “인허가, 자산, 지적 재산권, 주요 계약 등 자료의 제공과 매각 조건 가격 등을 정하기 위한 기업 실사에 협력하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못하게 해 달라”라고 가처분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샘의 매각 작업이 진통을 겪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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