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중신용자 대출 비중이 시중은행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카오뱅크는 출범 이래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왔다. 2017년 출범 후 1년 반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6월엔 코스피 시장 입성까지 성공적으로 일궈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세 이면엔 아직 풀지 못한 과제가 남아있다. 바로 중금리 대출 확대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초 중신용 대출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중신용자 대출 비중이 시중은행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카카오뱅크, 시중은행보다 중금리 대출 비중 낮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의 은행권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씨티·기업은행 등 7개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신용대출 잔액 중 중신용자(신용점수 701~850점)의 비중은 14.9%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중신용자 비중은 8.5%에 그치며 시중은행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고신용자(신용점수 851점 이상) 대출 비중은 시중은행보다 높게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의 고신용자(신용점수 851점 이상) 대출은 88%로 나타났다. 이는 시중은행(80.2%)보다 7.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중금리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독려해 출범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은 이러한 출범 취지에 부합할만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이에 올해 초 카카오뱅크는 중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올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0.8%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까지 성과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대해 배진교 의원은 “작년 국정감사에서 중신용자에 대한 중금리 대출 비율이 낮다는 것을 지적했고,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카카오뱅크 모두 향후 중금리상품을 확대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약속이 무색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카카오뱅크는)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수익성 위주 대출관행을 이어오고 있고, 고신용자 비중이 오히려 높다는 점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신용자에게 맞는 중금리 대출을 담당하게 하겠다던 정책은 실패한 것으로 보고 추가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하반기부터 중금리 대출 확대에 본격적으로 고삐를 조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초 중저신용 고객 대출 확대를 위한 TF를 구성하고, 고도화한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했으며, 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늘렸다. 

또한 8월 초에는 중신용플러스, 중신용비상금 등 중저신용 고객을 위한 전용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이에 따라 6월 기준 876억원던 중금리대출 공급액이 8월 말 기준 2674억원으로 늘어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CSS(신용평가모델) 고도화 통해 상환능력 평가 역량 강화해 중금리 대출 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과연 연말까지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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