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인천 합동연설회(2차 슈퍼위크)에 참석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추 전 장관의 상승세가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다소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인천 합동연설회(2차 슈퍼위크)에 참석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추 전 장관의 상승세가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다소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종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한창 상승세를 타던 ‘추미애 바람(秋風)’이 주춤한 모습이다.

민주당 경선 레이스 초반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가 ‘빅3’로 불리웠다. 그러나 최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상승세를 타며 누적 득표율에서 3위로 올라섰고 이에 정세균 전 총리가 중도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정치 검찰’로 규정하며 사사건건 충돌했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진 이후 ‘추미애-윤석열 갈등’이 재조명을 받으면서 추 전 장관 상승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추미애가 옳았다”는 말까지 나왔다.

추미애 전 장관이 상승세를 타면서 ‘추풍(秋風)’은 민주당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추 전 장관의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결선투표 없이 본선 직행을 노리는 이재명 지사에게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또 이 지사가 과반 득표에 실패해 결선투표가 이뤄진다면 추 전 장관의 상승세는 이낙연 전 대표에게도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재명 지사와 추 전 장관의 지지층이 겹치기 때문에 결선투표 시 ‘추풍’이 이 지사 지지층과 결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대장동 의혹’ 여파 ‘추풍’에도 타격

그러나 ‘추풍’은 경선이 종반을 향하면서 점차 시들해지는 모습이다. 추 전 장관은 정세균 전 총리와 김두관 의원이 중도 사퇴한 이후에도 2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와 인천 순회 경선을 포함한 누적 득표율(9.1%)에서 여전히 3위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득표력은 다소 저하된 상황이다.

국민·일반당원 1차 선거인단(슈퍼위크) 투표에서 추미애 전 장관은 11.67%를 획득했다. 그러나 지난 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발표된 2차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5.8%를 얻는데 그쳤다.

정치권 안팎에선 ‘추풍’이 주춤한 이유는 이재명 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이 대선 정국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민주당 지지층이 이 지사 지지로 급격하게 쏠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4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추미애 전 장관에게 간 표는 개혁 지향적인 표”라며 “이재명 지사가 계속 앞서가고 있었기 때문에 개혁적 목소리를 내는 다른 후보에게도 성원을 보내기 위해서 추 전 장관에게도 표가 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대장동 의혹 때문에 이재명 지사가 위기를 맞으면서 개혁 성향의 지지자들이 추 전 장관에게도 성원을 보내 2위나 3위로 만들어 줄 정치적 여유가 없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YTN에서 “추미애 후보에게도 갈 것 같았던 표심이 오히려 이재명 후보 쪽으로 더 결집되고 있다”며 “이재명 대세론이 더 확대됐다. 대장동 의혹으로 치고받고 전쟁터가 벌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가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 현상이 차단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도 대장동 의혹 여파로 지지층이 이재명 지사쪽으로 이탈하고 있다면서 남은 경선 기간 자신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3일 인천 순회 경선 합동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게이트에 대한 방어적인 표가 1위 후보(이재명)한테 모였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그 표 속에는 추미애표도 상당히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표를 찍고 저에게 문자를 준다. ‘마음은 추미애인데 어쩔 수 없이 1번한테 표를 던졌다. 미안하다’는 문자가 쇄도하고 있다”면서 “남은 서울 (경선)에서는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 추미애에게 표를 모아달라. 그것이 철통 같은 개혁 의지를 보이는 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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