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구 대표가 이끄는 동성제약이 올해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양구 대표가 이끄는 동성제약이 올해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동성제약이 실적 부진이란 깊은 수렁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수년간 거듭된 적자로 지난해 이익잉여금이 바닥나는 등 경영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반등의 조짐마저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오너일가 2세 두 번째 주자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양구 대표의 발걸음이 점점 더 무거워져만 가고 있다.

◇ 올해도 적자 이어가는 동성제약… 거듭되는 위기

최근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올해 3분기 18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63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9.4%, 8% 감소한 수치다. 

영업손익은 적자행진이 이어졌다. 3분기 9억8,000여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올해 누적 적자가 26억원에 이르게 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적자규모가 67% 증가한 모습이다.

동성제약의 실적 부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수년간 대체로 적자 실적이 이어지면서 재무 상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지난 8년 동안의 영업손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 -19억원 △2014년 -18억원 △2015년 11억원 △2016년 -22억원 △2017년 9억원 △2018년 -18억원 △2019년 -75억원 △2020년 -36억원이다. 

결국 동성제약은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이 결손으로 돌아섰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일 정도로 엄중한 위기에 해당한다. 물론 아직 자본잠식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고, 올해 초 자본잉여금을 활용해 이익잉여금의 결손을 해소했지만 결코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채 적자가 지속될 경우, 머지않아 더욱 심각한 위기를 마주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실적 반등을 도모할 돌파구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적 개선이 시급하고 절실한 동성제약은 오히려 최근 수년간 바람 잘 날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허위사실 유포 및 주가조작은 물론 리베이트, 채용 갑질 등 불미스런 논란 및 파문이 계속됐다.

동성제약은 기존의 대표제품인 정로환 및 염색약 부문 외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통한 신사업 추진, 그리고 ‘광역학 치료’에 희망을 걸고 있다. 다만, 아직까진 확실한 성과를 기대하기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동성제약을 이끌고 있는 오너경영인 이양구 대표는 현재 지배력이 확고하다고 보기 어렵다. 창업주 고(故) 이선규 명예회장의 삼남인 그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이 21.21%에 그친다. 그만큼 소액주주와의 관계가 중요한데, 지속된 적자와 그에 따른 무배당이 주주들의 불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동성제약이 지난 8월 2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것도 이러한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0년 기업’으로의 성장을 꾸준히 강조해온 이양구 대표가 언제쯤 동성제약을 실적 부진의 깊은 수렁에서 건져내며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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