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제약이 지난해에도 적자 실적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동성제약이 지난해에도 적자 실적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정로환·세븐에이트 등으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동성제약이 지난해에도 적자행진을 끊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진의 터널에서 오랜 기간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실적 반등을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인 이양구 대표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 ‘비실비실’ 실적 행보… 반등은 언제쯤

최근 공시된 지난해 잠정 실적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지난해 844억원의 매출액과 47억원의 영업손실, 38억원의 당기순손실이라는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9% 감소한 반면, 영업손실 규모는 29.8% 늘어난 실적이다. 그나마 당기순손실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이 위안이지만 이 역시 흑자전환엔 실패했다.

동성제약의 실적 부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10년여의 기간 동안 동성제약은 700억~800억원대의 연간 매출액을 오가며 대체로 적자 실적을 면치 못했고, 흑자를 기록하더라도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이 기간 동성제약의 영업손익은 △2010년 -26억 △2011년 35억원 △2012년 40억원 △2013년 -19억원 △2014년 -18억원 △2015년 11억원 △2016년 -22억원 △2017년 9억원 △2018년 -18억원 △2019년 -75억원 △2020년 -36억원의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익은 △2010년 -78억원 △2011년 17억원 △2012년 31억원 △2013년 -19억원 △2014년 -109억원 △2015년 4억원 △2016년 -16억원 △2017년 -1억원 △2018년 -57억원 △2019년 -83억원 △2020년 140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재무적 측면에서의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동성제약은 2020년 말 기준 이익잉여금이 결손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초 자본잉여금을 활용해 급한 불을 껐지만,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재무 악화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동성제약은 줄곧 불미스런 일에 휩싸이며 갈피를 잡지 못해왔다. 동성제약은 2018년 주가조작 및 리베이트 파문에 잇따라 휩싸인 바 있으며, 2020년엔 채용과정에서의 갑질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한편으론 승계와 관련된 움직임도 서서히 포착되고 있다. 각각 1991년생, 1997년생인 이양구 대표의 두 자녀는 2018~2019년을 기해 장내매수 및 전환사채 권리행사로 동성제약 주식을 취득했다. 이후 두 사람은 이따금씩 지분을 확대해오고 있으며, 지난달에도 장내매수를 실시한 바 있다. 아직 보유 지분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오너일가 3세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보다.

또한 2020년 6월엔 이양구 대표의 누나인 이경희 오마샤리프화장품 대표가 자신이 보유 중이던 동성제약 주식 절반가량을 아들에게 증여하기도 했다. 이로써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중 세 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된 이경희 대표의 아들은 동성제약에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여러모로 실적 개선이 시급한 동성제약은 오랜 세월 공들여온 광역학치료 및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염모제 해외수출 확대와 일반의약품 B2B 온라인몰 등을 동력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이 중 광역학치료 및 신약개발의 경우 당장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염모제 해외수출 확대 및 일반의약품 B2B 온라인몰의 성패가 실적 개선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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