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송영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송영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대선후보와 정당 지지율이 계속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출된 ‘컨벤션 효과’라고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덩치 큰’ 선거대책위원회에 대한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선대위 쇄신 요구… “현장으로 가야”

초선인 이탄희 의원은 18일 “지난 월요일(15일) 동료 초선의원들과 함께 당대표를 면담하고 당 선대위 쇄신 등 여러 요청을 드렸지만 현실화된 것도, 공식화된 것도 없다”며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선대위에 현장성·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전면배치하고, 나머지 의원들은 지역과 현장으로 가서 직접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민첩하고 절박해져야 한다면서 “저부터 먼저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겠다. 지금 이 시각부로 선대위 너목들위원장직을 반납한다. 현장 도는데 직책 없어도 된다”고 했다. 169명의 의원이 모두 선대위에 참여하는 상황이지만, 이같은 방식으로는 선대위가 민첩하게 움직일 수 없다는 의미다. 

같은당 초선 윤건영 의원도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2012년 (민주당이) 지는 선거와 2017년 이기는 선거를 관찰해보면, 질 때는 국회의원들이 여의도에 다 있고 이길 때는 국회의원들이 다 현장에 가 있다”며 “그나마 지금 상황을 분석해보면 (여야) 양당 모두 국회의원들이 여의도에 있는 것 같다. 누가 먼저 현장으로 뛰어가느냐에 관건이 달려 있다“고 현장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여권의 ‘책사’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렸던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도 지난 17일 민주당 영입인재·비례대표 의원모임 비공개 간담회에서 쓴소리를 쏟아냈다. 양 전 원장은 “의원들의 한가한 술자리도 많고, 누구는 외유 나갈 생각 하고, 아직도 지역을 죽기 살기로 뛰지 않는 분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라며 “대선이 넉 달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이렇게 유유자적 여유 있는 분위기는 우리가 참패한 2007년 대선 때 보고 처음이다. 후보만 죽어라 뛰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양 전 원장은 선대위 구성을 두고도 “희한한 구조, 처음보는 체계다. 주특기와 전문성 중심의 전진배치가 아니라 철저한 선수 중심의 캠프 안배 끼워맞추기”라며 “후보 핵심 측근들과 선대위 핵심 멤버들이 악역을 자처하고, 심지어 몇 명은 정치 그만둘 각오까지 하고 후보 중심으로 키를 틀어쥐고 중심을 잡아 컨트롤타워 역할을 안 하면 승리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 진짜로 ‘매머드’가 된 선대위

이탄희·윤건영 의원과 양정철 전 원장의 지적 속에는 모두 같은 문제의식이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현장에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용광로 선대위’를 표방하며 169명의 의원이 모두 참여하다보니 ‘매머드 선대위’가 됐고, 말 그대로 매머드처럼 몸집이 크고 느리다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선대위 구성원들이 대선이 아직 4개월 남았다는 생각에 다소 붕 뜬 느낌”이라며 “선대위 조직도 너무 크고 기민하지 못하다. 후보 배우자 문제로 유언비어가 퍼질 때 빨리 대처하지 못하면서 의기의식이 퍼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선대위 구성이 너무 비대하다보니 책임과 권한이 분산돼 있어 효율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무가 겹치는 조직이나 역할이 모호한 조직도 적지 않다. 경선 이후 갈등을 빠르게 봉합하고 ‘원팀’으로 전환하려는 명분으로 선대위를 구성하다보니 생긴 부작용이다. 그러나 현안을 담당하는 실무진은 배치됐지만, 의사결정구조가 모호하다보니 실무 차원의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민주당 내에서는 ‘이해찬 등판론’, ‘양정철 등판론’이 솔솔 흘러나온다. 전날(17일) 이 후보와 이해찬 전 대표가 만찬 회동을 가진 것이 알려지면서 이 전 대표의 등판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지금은 이해찬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타이밍이 아니다. 선거는 기세 싸움인데 자칫하면 우리가 밀리고 있고, 마음이 급한 것을 드러낼 수 있다”며 “지금은 후보가 틀어쥐고 가야한다. 아직은 시간이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우선 초선 의원들이 요구한 혁신위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곧 구성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재명 후보 본인도 이날 오후 당사에서 초선 의원들을 만나 선대위 상황과 정치·정당개혁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이 후보는 초선의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우리가 변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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