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호주 시드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호주 핵심광물 공급망 간담회에 참석해 사이먼 크린 한-호주 경제협역위원회(AKBC) 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호주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호주 시드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호주 핵심광물 공급망 간담회에 참석해 사이먼 크린 한-호주 경제협역위원회(AKBC) 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호주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호주 경제인들을 직접 만나 양국 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전날(13일)에는 양국 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호주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니켈·코발트와 함께 반도체 핵심소재인 희토류 매장량이 풍부한 자원 부국이다. 자원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던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문 대통령이 선택한 곳이 호주인 셈이다.

◇ ‘중국 의존도’ 낮추나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시드니에서 ‘한-호주 핵심광물 공급망 간담회’에 참석했다. 전날 양국 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MOU가 체결되면서 한-호주경제협력위원회(AKBC)와 코발트블루, ASM, QPM 등 관련 업계 호주 기업인들이 함께 자리했다. 문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양국의 올해 교역액 중 광물의 비중은 45%였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두 나라가 신뢰를 갖고 굳게 손을 잡는다면 공급망 안정과 탄소중립을 앞당기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빠른 회복세인 양국 경제도 힘차게 도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원 강국인 호주와 기술력이 앞선 한국이 협력할 경우 양국 모두에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국가별 희토류 생산량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중국(58.4%)이다. 그 뒤로 미국(15.8%), 미얀마(12.5%), 호주(7.1%) 순이다.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의 핵심 광물인데 중국의 비중이 높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나온 바 있다.

이에 한국 정부가 눈을 돌린 곳이 호주다. 호주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니켈·코발트의 전 세계 매장량 2위, 반도체 핵심소재인 희토류의 매장량은 세계 6위에 달하는 자원 강국이다. 정부는 글로벌 탄소중립 추진에 따라 향후 핵심광물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호주와 협력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이 호주 방문 중  핵심광물에 관한 MOU를 맺고, 관련 기업인들과 만났던 것이다. 

최근 중국발(發) 요소수 사태를 계기로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만큼, 핵심광물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번 간담회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특히 호주가 자원이 풍부한 만큼,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의 첫 상대국으로 선정된 것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향후 한국에서 호주가 차지하는 중요도가 올라갈 전망이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호주를 시작으로 공급망 다변화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호주 시드니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호주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핵심광물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어 지금의 공급망만으로는 부족할 것이고 추가적인 공급망을 계속 다양하게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호주하고 논의가 시작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호주가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의 첫 걸음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