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소비의 확산으로 대체육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다수 식품기업들이 대체육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풀무원(좌)·신세계푸드(우)이 자체 기술로 출시한 대체육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는 모습. /풀무원, 신세계푸드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지구온난화, 동물복지 등을 고려한 가치소비의 확산으로 대체육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다수 식품기업들이 대체육 제품을 출시하며 선점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풀무원과 신세계푸드는 외식‧급식 등 사업체에 대체육을 공급하며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향후 대체육 시장 선점을 위해 무엇보다도 기존 육류와 유사도를 높이는 게 핵심요소가 될 전망이다. 

◇ 지구온난화‧동물복지… 대안으로 떠오른 대체육

‘대체육’이란 곡류·해조류 등 단백질 성분이 함유된 원료를 활용해 기존 육류의 성분, 외형과 함께 맛과 식감까지 구현한 식품이다.

대체육 시장은 매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한국농수산식품공사가 발표한 ‘2020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에 인용된 ‘글로벌마켓데이터(Global Market Data)’의 통계를 보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5년 36억8,500만달러에서 2019년 47억4,100만달러로 확대됐다. 2019년 국가별 대체육 시장규모는 미국이 9억9,500만달러로 가장 높았던 가운데, 국내 시장규모는 1,740만달러로 나타났다.

대체육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요인 중 하나로 개인의 신념·가치관 등을 기반으로 한 소비형태인 ‘가치소비’의 확산을 들 수 있다. 

공장식 축산업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동물들로 인해 동물복지가 대두됐고, 이에 축산업으로 제공되는 육류에 대한 거부감이 비건(채식주의자)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대체육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구온난화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축산업 규모를 축소해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줄어들 육류 공급량에 대한 대안으로도 대체육이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한 채식 위주 식단에 대한 관심의 증가도 한몫하고 있다. 

이에 국내 다수 식품업체가 대체육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풀무원’과 ‘신세계푸드’가 유의미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자체 기술로 대체육을 생산하며 HMR(가정간편식) 제품을 출시하거나, 외식‧급식 등 사업체에 공급하면서 대체육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풀무원은 불고기를 대체육으로 구현한 HMR 제품을 선보였다. 콩을 주 원료로 만든 TVP(식물성 조직단백)로 기존 육류와 유사한 맛과 식감을 구현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즐기는 육류를 구현한 제품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면, 미국에서는 스테이크를 대체육으로 선보인 바 있다. 미국 레스토랑 체인과 협업으로 3종의 스테이크 메뉴를 선보인 한편, 미국 학교급식 서비스 업체와 파트너쉽을 체결해 식물성 대체육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7월 △대두단백(콩) △다당류(해조류)를 활용한 콜드컷(얇게 자른 햄)을 출시한 바 있다. 이를 커피 프랜차이즈 및 호텔에서 판매하는 샌드위치 재료로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7일엔 자사가 위탁운영중인 기업 구내식당에서도 콜드컷을 활용한 샌드위치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 기존 육류와 유사성이 시장 확대의 핵심

대체육 시장 확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점은 기존 육류와 유사도를 높이는 부분에 있다. 특히 식물성 대체육의 주 재료이자 기존 육류와 흡사한 식감을 구현하는 TVP(Texture Vegetable Protein, 식물성 조직단백)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현재 자체 기술로 대체육 제품을 생산하는 식품기업은 신세계푸드, 농심, 풀무원 등이다.

2016년부터 대체육 연구개발을 진행한 신세계푸드는 2019년 패티 조직감 구현 기술 특허를 출원했고 자체기술로 만든 콜드컷을 시중에 공급하고 있다.

농심의 경우 자사 연구소와 계열사를 통해 개발한 HMMA(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으로 대체육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1월 대체육 브랜드 론칭과 함께 다짐육·패티 형태의 식품과 탕수육·떡갈비와 같은 냉동식품을 식물성 대체육으로 선보인 바 있다. 

특히 풀무원은 자사 R&D센터 ‘풀무원기술원’을 통해 TVP 개발에 주력해왔다. 이달 들어 2개 회사와 연이어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식물성 대체육 품질 향상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먼저 풀무원은 지난 23일 글로벌 식음료 원료 개발 기업 ‘IFF(International Flavors and Fragrances)’ 한국법인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풀무원은 TVP 조직감 구현을 위한 원료·기술 지원을 중심으로, TVP 특유의 향을 제어하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지난 27일 글로벌 식품소재 기업 ‘인그리디언 코리아’와 맺은 업무협약을 통해서는 대체육의 색상과 형태, 질감 등을 개선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풀무원은 ‘한국식 대체육’ 제품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비자에게 친숙한 구이용 육류 형태의 식물성 대체육으로 국내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풀무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일상에서 접하기 쉬운 구이육 형태의 식물성 대체육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한국인 입맛에 맞는 식물성 대체육으로 국내 대체육 시장을 확대하는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