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키움 히어로즈 출범식에서 이현 키움증권 대표가 환영사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2019년 1월 키움 히어로즈 출범식에서 이현 키움증권 대표가 환영사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프로야구계에서 불미스런 사건·사고와 논란을 숱하게 일으켜온 키움 히어로즈가 또 다시 문제적 행보로 싸늘한 여론을 마주하고 있다. 세 차례 음주운전으로 결국 선수생활이 중단된 강정호와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를 향해 팬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KBO리그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안일한 결정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아울러 메인 스폰서인 키움증권 또한 무책임한 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 눈·귀 닫은 강정호 영입… 키움증권은 이번에도 ‘침묵’

지난 18일, 프로야구계를 발칵 뒤집어놓는 소식이 전해졌다. 키움 히어로즈가 과거 소속선수이자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한 바 있는 강정호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강정호는 KBO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펼쳤으며, 2015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성공가도를 이어갔다. 하지만 강정호는 2016년 12월 음주 뺑소니 사고를 저질러 거센 파문에 휩싸였다. 강정호는 심지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앞서도 두 차례나 음주운전에 적발됐던 사실도 드러나 공분을 샀다. 

결국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그는 이로 인해 여권발급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선수 생활이 중단됐고, 2018년 메이저리그로 복귀했으나 그해 8월 방출됐다. 이후 강정호는 2020년 6월 뒤늦게 기자회견에 나서 국내 복귀를 추진했지만 싸늘한 여론에 가로막혀 곧장 철회한 바 있다. 

이런 강정호를 키움 히어로즈가 끝내 품은 것이다. 특히 키움 히어로즈는 여론은 물론 팬심도 전혀 살피지 않은 채 문제적 계약을 강행했다. 강정호와의 계약을 적극 추진한 고형욱 단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계약 배경 및 진행과정을 밝혔는데, 대체로 여론과 동떨어진 것이었다.

파문은 상당하다. 키움 히어로즈와 강정호를 향한 비판과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쇄신을 다짐했던 프로야구계 전반이 난데없는 불똥을 맞은 모습이다. 일각에선 대주주인 이장석 전 구단주의 의중이 반영된 결정이란 의혹까지 제기된다.

키움 히어로즈는 앞서도 프로야구계의 ‘문제아’였다. 전 구단주와 구단 고위직이 횡령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영구 퇴출됐고, ‘뒷돈 트레이드’로 프로스포츠 정신을 크게 훼손하기도 했다. 선수단 차원에서도 시즌 도중 성폭행 혐의 입건, 선수 간 폭행, 코로나19 국면 속 술판 파동, 음주운전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전력을 지닌 키움 히어로즈가 또 다시 거센 파문을 일으키면서 ‘구제불능’이란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키움 히어로즈의 메인 스폰서인 키움증권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히어로즈의 전 메인 스폰서였던 넥센타이어는 불미스런 사건·사고가 이어지자 자금 지급을 중단하고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서울 히어로즈와 손잡은 키움증권은 여러 사건·사고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조치도, 입장도 내놓은 적이 없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키움증권의 기업이미지를 깎아내리며 연간 100억원이 투입되는 프로야구 마케팅의 효과를 저해하고 있기도 하다. 올해로 4년차에 접어든 키움증권의 프로야구 마케팅이 또 다시 흔들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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