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접견하고 있다. /정의당-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접견하고 있다. /정의당-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2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했으나, 이 대표가 난색을 표했다. 

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이 대표를 접견하고 “예비 여당인 국민의힘이 좀 더 주도성을 가지고 다당제 연합정치와 다원적 민주주의를 지방에서부터 실현될 수 있도록 3~5인 중대선거구제와 선거구 쪼개기 금지에 대한 큰 결단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작년 6월 당대표 취임 예방 때 중대선거구제가 바람직하다는 말씀을 했다. 올해 2월 1일 무등산 등반 때도 기초의원 같은 경우 호남지방의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이 지역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가지도록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을 뽑는 제도를 언급한 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변경안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여 대표와의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나 “정의당 의견과는 철학적으로 공유하는 건 있지만 지금 현상태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동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존 3인 선거구제 제도만 하더라도 충분히 소수정당이 도전 가능한 제도 아닌가 생각한다”며 “정의당 입장에서 4인 선거구나 5인 선거구 확대가 기초의원 진입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 같은데, 근본적으로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입장이 일부 비슷하더라도 5인 선거구까지 이르러야 한다는 데 대해선 이견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5인 선거구가 되면 지역에 따라 기초의원 선거구가 너무 넓어서 사실상 정치 신인이 도전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든지 관리에 큰 시간과 금전적 비용이 들어서 기초의원이 활동할 수 없는 폐해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의당 입장에서 당세 확장을 위해 비례대표제 확대와 중대선거구제, 5인 선거구 설치를 동시에 추진하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이 두 가지가 하나의 목표지만 중복되는 제도”라며 “다당제 확립을 위해 비례제를 선호하는지 5인 선거구제같은 대선거구제 선호하는지 정의당도 의사판단을 해야 하지 않겠나. 동시에 두 가지 장단에 춤출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 철학을 갖춰서 협상해야 한다”면서도 “이번 지방선거 전까지는 철학에 따른 합의가 이뤄지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여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이 대표의 의중을 충분히 확인했다”며 “다만 대표가 가진 소신과 철학이 원내에서 당의 방침이 될 수 있도록 큰 결단을 요청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원내에서 전권을 가지고 상호 협의키로 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