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미국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학 한국학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으로 한반도 평화와 국제정치를 공부할 계획이다./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미국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학 한국학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으로 한반도 평화와 국제정치를 공부할 계획이다./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미국 유학길에 오르면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을 인용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 직후 일찌감치 미국행 계획을 알렸고, 7일 오전 워싱턴D.C.에 있는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으로 남북관계와 국제정치를 연구할 계획으로 출국했다. 출국 전 환송인사에서 그는 “제 출국에 대해 여러 시비가 있다는 걸 안다”고 했다.

그는 “어떤 사람은 ‘국내가 걱정스러운데 어떻게 떠나느냐’ 나무란다. 그러나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공부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판단을 했다”며 “국내 여러 문제들은 책임있는 분들이 잘 해주실거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사람들은 ‘왜 아직까지 안 갔냐’ 한다. 바로 가고 싶었지만 대선 지방선거 때 제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지원을 하는게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공항까지 찾아온 지지자들을 향해 이 전 대표는 “야생화는 그 이름을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 하지 않는다. 세상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알아주건 말건 늘 기꺼운 마음으로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 헌신 덕분에 세상이 크게 빗나가지 않고 그나마 자리를 찾아간다고 생각한다”며 “강물이 직진하지는 않지만 먼 방향을 포기하지도 않는다. 휘어지고 굽이쳐도 바다에 가는 길을 스스로 찾고 끝내 바다에 이른다. 지지자 여러분도 그러리라 생각한다”고 노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세상에는 존중과 사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경멸하고 증오한다. 그걸 여러분이 존중과 사랑으로 이겨 주기를 바란다. '어떤 사람은 저주하고 공격한다' 이걸 여러분이 정의와 선함으로 이겨 주길 바란다”며 “사랑과 정의, 상식과 열정이 승리한다고 전 믿는다”는 말을 남기고 비행기에 올랐다.

이 전 대표의 미국 체류 기간은 1년으로 정했으며 버지니아 페어팩스에 숙소를 잡았다. 하지만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미 민주당 내에서 친문(친 문재인)과 친명(친 이재명) 간의 당권 갈등이 드러났기 때문에 이 전 대표가 1년간 미국에 머무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고 ‘노사모’ 자원봉사센터 개소식을 찾아 방명록에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강물처럼!’이라는 글귀를 남긴 바 있다. 이 전 대표가 유학길에 앞서 고인이 남긴 정치적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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